영화 EAT PRAY LOVE는 2010년 개봉한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작품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나는 발리 여행을 가기 전부터 이 영화를 좋아했다. 삶에 지쳐 쉼표가 필요할 때, 잠시 멈추어 나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영화였다. 18일간의 발리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오늘, 다시 이 영화가 떠올랐다. 긴 여정을 통해 나는 어떤 의미를 찾고 온 걸까. 발리에서의 순간들,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만난 사람들 속에서 나는 무엇을 깨달았을까.
이번 여행은 18일 동안 3개국을 거쳤다.
대만, 발리,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발리를 떠나는 날 경유지로 선택한 곳이다. 덴파사르 공항에서 오전 10시 05분 싱가포르항공을 타고 약 2시간 40분 만에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싱가포르 방문은 세 번째다. 싱가포르는 잠시 머물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지난 2월, 크루즈 여행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공항에서 MRT를 이용해 시내로 가는 방법을 알아냈다. 세 번째 방문이 되니 이제는 MRT이용이 마치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듯한 익숙함이 느껴진다. 밤 10시 50분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여행의 피로를 풀며 여유롭게 식사하고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장소가 바로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Marina Bay Sands Singapore) 쇼핑몰이다. 창이공항에서 MRT를 타고, Expo역에서 환승한 뒤, Downtown Line을 따라 19개 정류장을 지나 Bayfront역에 도착하면 곧장 쇼핑몰로 연결된다.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Marina Bay Sands Singapore) 쇼핑몰은 규모가 압도적이며, 중간에는 배를 탈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세계적인 명품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여 있고, 쇼핑몰 안을 걷다 보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점심은 쇼핑몰 내에 있는 Foodcourt로 갔다. 세계 각국의 대표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어 선택지가 풍부하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그런지, 여행객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현지인들까지 더해져 쇼핑몰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싱가포르의 쇼핑몰은 세련된 건축, 쾌적한 실내 환경,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며, 철저히 소비 중심적으로 설계된 공간이라는 인상을 준다. 마치 '여기 와서 돈을 써라'라고 외치는 듯하다. 극강의 자본주의가 구현된 곳이라 할까. 강렬한 자본주의의 색채가 분명히 느껴진다.
그 자본주의의 색채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상품 중 하나가 바로 BACHA COFFEE다. 고급스러운 포장과 화려한 매장으로 한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BACHA COFFEE. 싱가포르를 방문한 한국인의 손에 늘 하나씩 들여있는, 그 유명한 커피.
마리나 베이 샌즈 쇼핑몰 내에도 매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커피와 빵,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 우아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 매력에 이끌려 줄을 서게 만든다.
BACHA COFFEE는 화려한 제품 포장지와 럭셔리한 매장 공간, 그리고 잘 구성된 브랜드 스토리까지 커피의 에르메스를 꿈꾸는 잘 만든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
그에 반해 발리는 다소 어수선하고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그 속에는 자연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 그리고 예술이 숨 쉬고 있다. 오히려 그 요소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삶의 온기가 느껴지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 그곳이 발리다.
누군가 나에게 어디서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발리를 선택할 것이다.
기계적으로 정돈된 사회보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살아 있는 곳이 나에게 더 끌린다. 한국 역시 철저히 발전된 사회에 속하다 보니, 덜 기계적인 것과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발리를 찾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여행을 마친 지금, 다시 EAT PRAY LOVE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