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권의 책 끝에 남은 단 세 권

by 스칼렛

2024년 1월 1일 나는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100권의 책을 끝까지 완독하기

그동안 여러 목표는 세웠지만, 번번이 완수하지 못했던 나에게 이번만큼은 반드시 해내겠다는 다짐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100권을 완독하려면 한 달에 최소 8권 이상을 읽어야 한다.

1년 12달을 무리 없이 완수하려면 매달 읽어야 할 분량을 정해야 한다.

계산해 보니 한 달에 약 8.3권, 매주 2권씩 읽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처음 한 달은 다짐대로 열심히 읽었다.

몇 달이 지나자 점점 마음이 느슨해진다. 특히 여름은 고비였다.

7~8월 휴가철이 되면서 독서량이 줄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을이 되자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어떻게든 목표를 이루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되살아났고, 그즈음 잔꾀도 부려봤다.

책의 권수를 채우려면 얇은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두꺼운 벽돌책 대신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과 에세이를 선택했다.


삶이란 반드시 진지하고 신중하게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런 작은 잔꾀도 용납될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00권을 완독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가을을 보내고, 마침내 2024년 12월 7일, 나는 100권의 책을 완독했다.

와~ 내가 해냈다!

목표를 끝까지 이루었다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벅찬 기쁨을 주었다.

작은 목표였지만, 끝까지 해냈다는 사실이 이렇게 큰 행복과 자신감을 안겨줄 줄은 몰랐다.

과거에 이루지 못한 목표에 대한 후회보다는,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목표를 세우고 정진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100권을 읽은 후, 나는 책을 보는 안목이 생겼다.

가벼운 책과 무거운 책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나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내가 원하는 방향을 찾았고, 앞으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구별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24년 읽은 100권의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세 권을 선정했다.


1. 조지 오웰의『1984』

2. 피터 틸의 『제로 투 원』

3.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제로 투 원』은 자영업을 하며 무한 경쟁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에게 전혀 새로운 사업 방식을 알려준 책이었다. 남들이 하는 방식대로 따라가는 것은 의미 없는 낭비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경쟁보다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임을 알게 되었다. 사업을 지속하려면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1984』는 정말 충격적인 책이었다. 조지 오웰의 날카로운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 속 세상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묘하게 닮아 있었다.

물론 완전히 동일하진 않지만, AI가 발전하면서 더 기계적인 사회가 되어가는 현실을 보며 문득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알고리즘에 의해 제공되는 정보 속에서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의미 있는 책을 읽기로 하고, 50권의 독서를 목표로 삼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처음 읽었을 때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다시 읽고 나니 깊은 철학적 고민이 담긴 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체코가 소련의 식민지가 되면서 지성인들의 선택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순응과 저항 속에서 인간의 삶을 그려냈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삶의 기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책임은 오롯이 나에게 달려 있다.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을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이 곧 나의 삶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 책은 깊이 일깨워 주었다.


책을 깊이 탐구하는 수준은 아직 부족하지만, 이 세 권의 책은 내 삶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알려준 소중한 책들.

그리고 앞으로도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책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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