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사람들.

by 스칼렛

이른 아침부터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의 형부, 나에겐 이모부가 돌아가셨다고.

갑작스러운 소식에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얼마 전 노치원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넘어진 사건과 그로 인해 뇌출혈이 일어나 뇌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령의 연세에 수술을 했다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왜 그랬을까’ 했다. 뇌출혈이라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하면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없는 가족들에게 어떤 선택의 여지가 있었을까. 고령의 노인이 그런 큰 뇌수술을 견딜 수 있을까? 후유증은 없을까? 벌써 벌어진 일이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추석 때 들었던 이모부의 근황이 이젠, 부고로 전달되었다. 아마도 그 수술이 문제였는지.

엄마는 ‘왜 그 나이에 수술을 해가지고’ 하며 불평을 한다.

그 말에 난 엄마에게 ‘지나간 일은 더 이상 말하지 마라고 ‘ 했다. 그 애기를 지금 와서 해서 무엇하냐고.


여든이 넘는 나이에 이모부는 수술 후 얼마나 힘들었을까.

힘겨운 수술과 그 후유증으로 의식 없는 시간을 보내며 생을 마감하진 않았을까.

내 가족, 내 식구들에게 ‘잘 있어라’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떠나신 걸 아닐까.

내 인생을, 내 삶을 정리할 시간은 있었을까.


이모부의 부고 소식은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어제까지 엄마의 여섯 남매와 그 배우자들은 모두 살아계셨다.

여든이 넘는 고령의 외삼촌, 외숙모, 이모, 이모부, 아빠가 계시고, 그 외 사람들은 아직 여든을 넘지 않으셨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이모부가 돌아가셨다.


나의 부모님 세대가 돌아가시는구나.


부모님의 부재를 경험하게 될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린다. 나의 과거와 함께 했던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가까운 친척의 부고 소식은 정말 내 피부에 와닿아 나에게 아픔을 주는 상처처럼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돌아보게 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일까.

먼 훗날 그 시간이 오면,

내 인생을 정리하고,

내 가족에게 ‘잘 있어라’ 말하며 눈을 감고 싶다.



삼가 이모부의 명복을 빕니다.

그림 출처 : ytn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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