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소품집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마라]에 다음 내용이 있다.
인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보면 쉽게 이런 생각을 한다. ‘저게 내 것이라면 어떨까?‘ 그러고는 부족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보다는 종종 이렇게 질문하는 편이 좋다. ‘저게 내 것이 아니라면 어떨까?‘ 나는 인간이 가진 것을 잃고 난 뒤에 어떤 기분이 들지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재산, 건강,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 아내, 자녀, 말, 개 등 무엇이든 간에 자기가 가진 것을 잃는다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대체로 상실만이 물건의 가치를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이 문단을 통해 나는 소유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흔히 우리는 ‘ 저게 내 것이라면 어떨까 ‘ 라는 질문을 던지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고 갈망한다. 이는 나보다 나아 보이는 사람, 즉 더 날씬하거나, 부자이거나 ,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을 때 더욱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이다. 시기와 질투심을 유발하는 이 심리에 대해 쇼펜하우어는 반대로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바로 ’ 저게 내 것이 아니라면 어떨까 ‘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상실했을 때의 감정을 미리 성찰하도록 권한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어렵게 모은 재산, 건강, 심지어 반려동물까지, 이 모든 것을 잃었을때 오는 상실감의 무게만이 그 가치를 진정으로 가르쳐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를 잃었을 때의 정신적 상실감은 그 무게를 가늠하기 어렵다. 가족의 빈자리가 주는 슬픔은 대체 불가능하며, 이는 비물질적인 가치가 물질적인 가치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재산을 잃는 상실의 무게 또한 크지만, 이는 노력과 시간을 통해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상실의 가치는 물질적인 손실보다는 정신적인 요소, 즉 가족, 친구, 건강의 상실에 훨씬 큰 무게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피할 수 없는 상실의 아픔을 마주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가족이나 친구에게 더 자주 연락하고, 안부를 물으며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해야 한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관리를 통해 당연하게 여겼던 몸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 필요한 소비를 하며, 소유한 물건을 아끼고 관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을 '내 것이 아니라면'이라는 관점에서 되돌아보니, 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따라서 아직 내 것이 아닌 것에 부러움을 느끼거나 갈망하기보다, 이미 내 곁에 있는 것들에 더 깊은 관심과 감사를 가지며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내 곁의 모든 존재에 감사하며 오늘 하루도 충실한 시간을 보내는 것, 이것이 쇼펜하우어가 역설한 삶의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