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의 경이로운 순간, 저녁 6시

태국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각에 공공장소의 스피커를 통해 국가가 연주된다.

by 스칼렛

매주 일요일 5시 선데이마켓이 시작하는 시간, 서둘러 맥심앱을 켜고 택시를 불러 치앙마이 올드타운 타패(Tha Phae) 게이트로 향했다. 이 시각 치앙마이에 여행온 모든 여행객들이 여기로 모인다. 선데이마켓이 시작되자, 흩어져 있던 여행객들이 마치 밀물처럼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선데이마켓은 올드타운의 중심의 ‘라차담넌 로드(Rachadamnoen Road)’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올드타운 동쪽의 유명한 상징인 ’ 타패 게이트‘부터 시작하여 사원들이 있는 올드타운 중앙을 관통하며 펼쳐진다. 운영시간은 매주 일요일 오후 5시경 시작하여 밤 10시까지 이다. 치앙마이 모든 주말 시장 중 가장 크고 활기찬 시장이라고 한다.


선데이마켓은 치앙마이 지역 작가들의 독특한 수제비누, 그림, 은세공품, 목공예품, 의류, 가죽 제품 등 수공예품과 기념품을 판매한다. 길거리 음식으로는 카오쏘이, 사이우아 등 태국 북부 음식과 꼬치, 팬케이크, 신선한 과일 주스 등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가 있고, 길가엔 의자를 놓고 저렴하게 발 마사지를 해주는 곳도 많았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지도

선데이마켓의 현재의 모습은 2000년대 초반에 치앙마이 시 당국과 지역 상인들의 주도로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현재의 거대한 규모와 명성을 얻게 된 것이라고 한다. 비슷비슷한 가게들이 늘어져 있는 모습은 ‘뭔가 더 특별하다’는 느낌은 주지 못했다. 하지만 선데이마켓 거리를 걸으면서 든 생각은 치앙마이 시 당국과 지역 상인들의 노력으로 만든 문화라는 것이었다. '올드타운의 역사적인 거리(라차담넌 로드)'를 일시적으로 보행자 전용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 수공예품과 예술품을 판매하는 특화된 마켓으로 성장시켰다. 시간이 흘러 그 규모가 커지고, 하나의 문화가 되어 치앙마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필수코스가 되었다.


그렇게 선데이마켓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선데이마켓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멈췄다. 그리고 외부 스피커에서 어떤 노래가 울려 퍼진다. 그 순간은 ‘이게 뭐지’하며 모른 채 지나갔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멈춘 것은 뭔가 의미 있는 모습이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 6시에 왜 갑자기 모두 제자리에 멈추었는지 찾아보았다. 오후 6시 모두가 제자리에 멈추고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 건 ‘태국의 국가’였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라차담넌 로드, 선데이마켓이 시작된 시간.


태국은 매일 국기가 게양되는 오전 8시와 국기가 하강하는 오후 6시 시간에 맞춰 국가가 연주된다고 한다. 이 노래가 나올 때마다 태국 국민들은 자신이 하던 모든 행동을 멈추고 서서 국가에 대한 경의와 충성심을 표한다고 한다. 이 시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라 할지라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은 태국인들과 함께 조용히 서서 기다리는 것이 예의라고. 걸어 다니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활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난 이 경이로운 순간에 사진을 찍는 실수를 했다. 저의 무례함에 용서를 구합니다.


옛날 속담에 ’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는 것처럼 각 나라의 관습은 우리가 존중해야 한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거리에서 태국의 국가가 울려 퍼지고 이 공간에 있는 모두가 멈춰 선 그 순간은 장엄한 침묵과 강력한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문화적 경이로움이었다. 태국의 정치나 문화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머릿속에 깊이 새겨질 만한 장면으로 기억되었다. 모두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그 힘에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여행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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