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티탐 주류판매점
발리에서나 베트남에서나 보통 로컬 식당을 가면, 식사를 주문하고, 맥주를 함께 주문해서 먹었다. 그런데 치앙마이의 로컬 식당엔 맥주가 없다. 왜 이런 걸까? 그 흔한 맥주를 안 팔다니. 흔하게 볼 수 있는 맥주를 왜 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지, 구글링을 해보았다.
태국은 주류 판매에 대해서 엄격하게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주류 판매를 위해선 허가증이 필요하고, 허가를 받더라도, 태국의 모든 주류 판매업소는 특정 시간 외에는 술을 판매할 수 없다고.
편의점, 마트의 경우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자정(24:00)부터 오전 11시까지는 주류판매가 금지된다. 일부 허가된 레스토랑에 한해 완화되는 추세라고. 이러니 3일 동안 방문한 소규모 로컬 식당에서 술을 볼 수가 없었다.
식사와 함께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 술을 함께 파는 식당을 열심히 찾아야 한다. 이런 주류판매에 대한 엄격함 때문인지, 숙소 근처에 주류판매점이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술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다. 그 주류판매점은 자리값으로 술가격에 5바트를 붙여 판매한다.
Chang 500ml 한 병에 60바트(자리값5바트 포함), 나쁘지 않은 금액이다. 단 이 주류판매점은 음식은 팔지 않는다. 음식은 외부음식을 시켜 먹거나 사 와서 먹어도 된다. 음식을 팔지 않고 술과 과자류만 팔고, 장소를 제공한다. 다행히 가게 맞은편으로 음식점도 있고, 꼬치집도 있다. 그 덕에 맥주 안주로 안성맞춤인 꼬치집이 인기가 좋다. 꼬치와 맥주의 조합은 아주 기가 막히다. 꼬치를 주문하면, 구워서 테이블까지 가져다준다.
맥주를 사고 자리를 잡고, 건너편 꼬치집으로 가서 꼬치 10개를 주문했더니, 하나 더 서비스까지 준다. 우리가 또 서비스는 좋아하지.
주류판매점에서 맥주를 마시면, 멋진 유리 글라스도 함께 제공한다. 얼음이 필요하면 얼음바스켓(5바트)도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에 맥주를 팔고, 음식은 자유롭게 가져와서 먹으면 된다. 그래서인지 이 가게엔 젊은 사람들이 많다. 호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젊은이들이 선호할 만한 장소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수원에서도 이런 편의점식 치킨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편의점 형식으로 치킨도 팔고, 맥주나 안주거리, 라면 등 상품을 고르고, 바로 계산한다. 계산 후 테이블에 앉아서 먹으면 되는 그런 가게였다. 술잔이 다양하게 있고, 포크, 수저, 접시 등 간단한 식기는 셀프로 이용이 가능했다.
이런 술문화도 하나의 틈새시장인 것인가. 치앙마이에서 본 주류판매점은 한국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저렴한 가격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맥주를 적당히 마시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음식점에는 손님이 없었다. 싼티탐 주류판매점의 시끌벅적한 테이블과 달리, 주변 음식점들은 숨죽인 듯 고요하다.
손님 없이 한산한 가게들을 보니 남 일 같지 않다. 이곳도 한국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장사 잘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격차가 너무 심하다. 정말 소상공인들의 삶이 고단하고 어렵다.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각 나라의 고유한 특색, 문화, 관습을 배우고 있다. 때로는 편리함을 주는 문화가 있는 반면, 여행객을 당황하게 만드는 문화도 있다. 하지만, 그 다름이 결코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게 되면서 점점 진정한 세계인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단, 내 영어실력이 좀 더 빨리 향상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가끔씩 조바심이 들뿐이다. 노력 없는 결실은 없다. 그냥 계속 공부하는 방법밖에…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