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대륙 여행기
누구나 그렇겠지만 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항상 다짐하곤 한다, 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여행하겠다고. 그래서 이번 여행도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이번 여행도 시작부터 뜻대로는 되지 않았다. 비행기를 타기 전날 갑작스러운 연락이 왔다.
'비행기가 기상상황으로 취소되었습니다.'
바로 전날에 비행기 취소라니. 문제는 올란도까지의 경유지인 댈러스였다. 비행기가 출발하기도 전에 댈러스에 눈폭풍이 몰려와 비행기가 출발도 못하게 된 것이었다.
당황스럽기보다는 마음이 급했다. 당장 비행기를 구하지 못한다면 미리 예약해 둔 숙소에서 지낼 수 없었다. 어플을 켜고 다음날 올란도로 가는 최저가 비행기를 검색했다. 마음이 급하더라도 최저가는 놓칠 수 없었다. 그렇게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하는 시애틀을 경유하는 비행기를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전날 예약이라 몇 달 전 예약한 비행기표에 50만 원 정도를 추가해야만 했다.
혹시 못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하도 긴장을 해서 인지 예약을 하고 나니 온몸에 힘이 풀렸다. 방금 전의 불안은 설렘으로 바꾸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시 여행 모드에 들어가 기존에 했던 계획들을 체크하고 빠뜨린 건 없는지 짐들이 다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어차피 계획은 바뀌겠지만 하고 싶은 일들은 꼭 하고 오고 싶었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쉽사리 잠들 수 없었다. 사실 한국에서 떠나는 여행이 아니어서도 있었다. 나는 밴쿠버에서 1년 정도 워킹홀리데이를 했었다. 한국에서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유럽여행도 가봤지만 외국에서 번 돈으로 여행을 간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무엇보다 안전이 확실하지 않은 미대륙을 여행한다는 생각에 긴장이 많이 되었다.
'과연 내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두 달간의 여행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으면 어떡하지?' 겉으로는 아닌 척했지만 정말 긴장이 많이 됐던 것 같다. 밴쿠버에서의 마지막 밤은 저물어 갔고
그렇게 아찔하게 내 미대륙 여행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