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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도시인 조수일 Sep 29. 2022

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3개월 살이

옛 미시령 길을 넘어 속초항의 일몰을 보았어요

전라도 목포 먹갈치 조림을 냄비 두 개에 해서 하나는 빨간 집 사모님께 갖다 드리고 큰 냄비  조림은 우리 두무산촌 입소팀 6팀에  각 호실마다 조금씩  다 나눔을 했다 오랜만의 생선조림이라 점심을 과하게 먹었었다  남편이 옛 미시령 길은 드라이브 간다고 했다 처음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출발했는데 인제를 벗어난 어느 지점에서부터 졸음이 쏟아졌다  갈치조림을 할  욕심에 좀 일찍 일어난 게 피곤하고 점심 춘곤증까지 겹쳤던 것 같다

남편 차가 카니발인데 가끔은 카니발 호텔로 변신을 하기도 한다 뒷좌석에 매트를 깔았던 것이다 잠깐 눕는다는 게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일어나 보니 미시령 옛길 휴게소였다

그 이쁜 길을 못 보고 자고 와버린 게 좀 멋쩍고 무안했지만 기념비 앞에서 사진도 찍고 놀았다 그 예전 꼬부랑길 고갯길 언덕길, 지금은 자전거길도 잘 정비되어 자전거 라이딩족들이 속속 스쳐 지나가곤 했다 삶아간 밤을 까먹으며 수다를 하다 보니 속초해변 광장이었다 젊은이들이  

많았다 바닷가에 왔으니 바다를 보러 점점 해변가로 다가가다 파도타기를 하며 노는 어린이들을 보았다 물이 좀 차가울 텐데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자다가 옛 미시령 길을 지나고 속초 해변까지 왔는데 찰랑이는 바닷물의 유혹에 어쩌진 들 못하고 나는 운동화랑 덧신을 훌ㄹᆢ덩 벗어던지고 바닷물에 첨벙 발을 담갔다  모래알이 너무 부드러워 발가락을 간질이곤 했다 나도 해변가에서 재밌게 놀았다 등대를 보러 또 방파제 길을 걸으며 붉은 꽃게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어느새 일물이 하늘을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바다의 저녁노을도 운치 있게 예뻤다 나라와 수도명 팻말에서 또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바닷가에 서면 누구나 동심이 되고 마는 바다는 마법인가 보다 기념이라며 우린 식당에 들어가 회를 시켜 먹고 돌아오는 태백산맥 동해의 등줄기를 거슬러 오는 밤길은 나름 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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