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 제37회 양록제,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 대회 참가했어요
오늘은 아침 일찍 6시에 일어나 기다린 금강산 옛길 걷기에 참여하려 서둘렀습니다 양구 종합운동장에 8시까지 도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간밤엔 소풍 가는 기분으로 한껏 들뜨기까지 했습니다 간식거리를 준비하는데 4호실 총무님과 선생님이 방마다 맛있는 초콜릿과 컵라면을 2개씩 선물로 주시니 정말 소풍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오후에 남편이 자주색 비니 모자까지 사와 소풍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8시 못되어 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벌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우리 두무 산촌엔 5팀 10명이 입소했는데 2호실 한교 장선생님이 사모님과 함께 치아 치료를 위해 부산에 나려 가셔 8명이 참석했습니다 정해진 차량을 타고 30분쯤 가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군인들이 보였고 두타연까지 9킬로는 걷는다고 했습니다
가는 길에 울긋불긋 단풍 든 나무가 더러 있어 일찍 물든 가을을 보는 재미에 빠져 사진도 찍으며 놀곤 했습니다
추운데 보초를 서고 있는 아들쯤 되어 보이는 군인들을 지날즈음엔 좀 짠해서 초콜릿을 세 개 손에 쥐어 주기도 했습니다 가는 길 부근 산속엔 지뢰가 매설되어 있으니 조심하라는 주의사항처럼 위험 지뢰 접근금지 푯말이 쭉 서 있었습니다 얼마쯤 가다가 우린 숲길로 접어드니 숲길이라 더 예뻤습니다 낙엽도 더 물든 길이었고 박수근 화가의 그림과 시화가 전시되어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좋았습니다 걷는 중에도 우리의 화제는 오늘 경품인 소 한 마리에 가 있었습니다 암소, 한 마리를 서로 몰고 두무산촌으로 돌아가겠노라며 기대에 부풀어 행복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두타연 금강산 옛길, 드디어 행사장인 두타 연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붐비고 트럭에 실린 암소 한 마리가 단연 눈을 끌었습니다 양구민 누군가가 협찬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오는 길에 빵과 우유도 받았습니다 정오가 넘어가자 자리를 깔고 앉아 각자 싸온 간식거리를 내놓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사무장님이 도시락을 4개나 주셔 점심은 한결 푸짐해졌습니다 초콜릿과 과일들도 푸짐했습니다 두 번째 두무산촌 체험을 오신 회장님이 두타연을 가자고 하셔 우린 자리를 정리해 놓고 두타연으로 향했습니다 두타연은 한국전쟁 후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2004년 억 개방한 두타연은 울창한 원시림과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지닌 Dmz생태관광 명소로 금강산으로 가던 옛길로 이어지는 두타연 탐방길은 금강산 32km를 나타는 표지판이 막아서는 최고의 힐링로드라고 합니다 민통선지역이라 사전 출입 신청이 필요하고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출입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맑은 계곡물이 쏟아져 내려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내곤 하는 모양새가 신기했습니다 물소리도 우렁찼습니다 좀 더 올라가 두타연을 더 생생하게 보고 또 아래에서 본다고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김일성이 금강산 입구로 향하는 펀치볼과 두타연을 남한에 뺏기고 잠 못 이뤘다는 또 그 비경인 두타연을 사수하려고 피를 흘리며 죽어간 영령들에 대해서도 생각이 나 묵념을 했습니다 축제 현장으로 돌아오니 경품잔치가 한창이었습니다 황소를 몰고 가는 해운의 주인공은 60번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팀에서는 3호실 선생님이 5만 원 상품권과 4호실 선생님이 감자 빵을 하나씩 당첨되어 굉장한 소득이라며 좋아했습니다 우릴 실어다 줄 버스가 오지 않아 우린 추위에 벌을 서며 한 시간도 넘게 추위에 오돌오돌 벌을 서며 기다렸습니다 하필 화장실 가느라 잠시 놓아둔 배낭이 사라져 나는 당혹스럽게 바쁜 누군가가 바꿔 간 것 같아 허둥대며 같이 오신 선생님들을 추위에 더 떨게 하는 송구함에 황당하고 당혹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12킬로 18000보 걸음을 걷고서도 거뜬한
금강산 턱밑까지 걸어본 선물 같은 하루였습니다 남편은 90세에 한번 더 기념으로 오자고 했습니다 그때쯤엔 통일이 되어 차로 갈 수 있다고 했던가요? 두부전골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온 잊지 못할 금강산 옛길 걷기 대회의 하루였습니다 산중의 가을은 밮은 이렇게 익어가고 깊어가고 있습니다 고즈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