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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도시인 조수일 Oct 08. 2022

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인심도 후한 두무산촌 대표님, 어찌 감사를 드려야 할지요?

오후 외출을 하고 돌아오니 5호실 우리 방문 앞에 월 쌀자루와 가시가 싱싱하게 박힌 오이가 한 무더기가 쌓여 있었다 우리 실뿐 아니라 각 방 6호실까지 똑 같이 놓여 있었다 원 것인지를 물으니 회장님께서 두무산촌 대표님께서 사무장님을 통해 우리 입소자 전원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했다 직접 농사하셔 수확하신 양구쌀이라고 큰 글씨가 쓰인 햅쌀 10킬로와 직접 키운 오이라고 하셨다 오이는 이미 사무장님을 통해 두 차례나 보내주셔 오이 파티를 한 기억이 있었다 오이는 얼마나 싱싱한지 오이 표면의 가시가 정말 까슬하게 발톱을 치켜들고선 모양새였다 여름내 땀 흐려 가꾸시고 일군 농산물을  세 달 살이 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다니 너무 송구해 우린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할 말을 잃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였다 받아도 되는 선물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분명 김영란법에 저촉이 되는 사안인데...  오이는 커다란 이삿짐센터 박스로 한 가득이어서 집집마다 방문 앞 탁자에 수북이 거의 15개씩 쌓였다  저 많은 오이를 어떻게 다 해 먹어야 할지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애써 땀 흘려 키우신 땀의 열매인데.. 깎아서 생으로 먹는 게 제일 영양학적으로 좋겠다 했다  산에 갈 때도 금강산 옛길 걷기 대회 때에도 여러 선생님이 예쁘게 깎아온 오이를 내놓아 우린 냠냠했다 오늘은 홍합과 다시마 육수를 내어 좀 삐들삐들한 오이를 5개나 썰어 나물을 해서 나눠 먹었다 들깨 가루를 넣어서인지 참 고소하고 아삭하고 맛있었다 아직도 야채 박스에는 가시가 솟은 오이가 열 개도 넘게 있다 인심 후한 두무산촌 대표님으로 인해 오이 부자가 되어 고추장에 무쳐 먹고 상추랑 겉절이 해 먹고 나물도 해 먹고 오이냉채도 해 먹고 아무튼 오이  풍년인 요즘 아침마다 과일로 깎아 억든 오이가 얼마나 싱그럽게 맛있는지 모른다 고작 3개월 살이 하는 우리에게 건네신 커다란 베풂 그 마음은 사랑이리라고 짐작해본다 늘 번창하시길 응원합니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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