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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 잔치, 잔치 육개장 잔치가 열렸어요

by 남도시인 조수일

아침 일찍 3호실 y교수님이 찾아오셨다 육개장을 했는데 간을 봐달라고 하셨다 3호실에 이끌려 가니 가스레인지 위에 커다란 들통 속에 온갖 야채를 듬뿍 넣은 육개장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세상에나 이 들통 가득 언제부터 요리를 하신 것일까 그제 금강산 옛길 걷기 대회에서 경품잔치에서 5만 원이 당첨되었는데 울 두무산촌팀과 육개장 파티를 하려 소고기를 4만 5천 원어치를 사 오셔 새벽부터 요리를 하셨다고 했다 사모님도 손님 맞으러 가시고 안 계신 상황이었다 에고 머니 나요 육개장을 끓여 함께 먹이고 싶으셔 첫새벽부터 요리를 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좀 먹먹해졌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겠다고 했다 야채가 비싼 요즘 장바구니이니 말이다 각 방마다 육개장을 담아 나르시던 모습에 그만 뭉클해지기도 했다

우리 두무 산촌은 날마다 파티이고 날마다 잔치가 열리는 셈이다 파티 취지도 다양하고 구실도 다양하니 말이다

사는 게 바로 이런 정스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늘 드는 두무산촌의 날들이다 환상적인 맛이던 y교수님 표 육개장으로 아침 점심 두 끼가 행복한 하루였다

잔치 잔치 열리는 두무산촌의 세 달 살기는 어쩌면 인생을 삶을 배워가고 학습해 가는 날들 인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따스한 온기일 수 있음을 세 달 살이를 통해 좋으신 분들을 통해 터득하고 학습해 가는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그런 소소한 일상에서 마음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배워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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