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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69년생 24화

독립

by 김귀자

면서기로 진급하면서, 남면사무소로 발영이 났다.

본가를 떠나야 한다. 출퇴근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와 함께 월세를 계약했다. 면사무소 근처였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눈치 껏 가만히 있었다.

내 옆방에는 젋은 부부가 살고 있다. 아내 분 성격이 좋았다. 남편 분도 오빠 같았다.

금슬이 좋은 부부 같았다. 딸, 아들이 있었다. 딸 이름이 혜경이었던가. 아들은 상훈이었던 것 같다.

내방은 주방도 없고, 화장실도 공중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첫날 밤은 불안했던 것 같다. 생소했다. 혼자만의 공간은 처음이다.


민원계로 발영이 났다.

호적계장, 병사담당, 주민등록담당, 전산보조원, 나를 포함해서 5명이 근무한다.

나는 제증명 담당이다. 민원서류를 주로 발급하는 업무다.

그자리에서 3명의 계장님이 바꿨다. 만나고 헤어짐에 이젠 익숙해졌고, 더이상 울지 않았다.

사무실도 적응되고, 월셋방도 옮겼다. 자의로 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드디어 독립했다.'

그방은 기름 보일러 방이었고, 주방도 있었다. 씽크대도 사고, 샤워할 수도 있었다.

변소가 떨어져 있는 것 말고는 만족했다. 월세는 8만원이었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난방도 따뜻하게 해주어 비교적 행복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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