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줌마

by 김귀자

대한민국 아줌마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다.

나도 제3의 성으로 살아온 시간이 8년이 흘렀다.

어쩌면 이말은 한국에서 아줌마의 삶이 그리 순탄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자녀의 엄마로,

직장에서는 공무원으로.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이름이 불려진다.

그러면서도 그 중 어느 것 하나도 잘하지 못한다는 죄의식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아줌마들이 서유럽을 가겠다고 나섰으니, 이름하여 [*너울가지 씨밀레]로 칭했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비행기도 한번 못타볼 것처럼 모두 열심을 냈다.

여행준비를 위해 모여서 수다도 떨고, 하루는 호주를 가고, 하루는 미국을 갔다.

마음은 벌써 대한항공을 타고, 이국땅 어디엔가 머물러 있었다.


최종 아줌마들의 여행지는 서유럽으로 정해졌다.


* 너울가지 씨밀레- 남과 잘 어울리고, 포용성이 있어 영원한 친구로 남을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


2007년도 2월, 1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주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