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다. 한낮임에도 세상이 어두컴컴했다.
봄비인데, 천둥이 쳤다.
하늘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해도하는 것일까.
우리와 함께 웃고, 떠들고, 한 솥밥을 먹던 미연이를 보내면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이 밀려왔다.
설날까지만 해도
"언니 새해 복많이 받아." 인사했었는데 말이다.
큰아이 어린이집 졸업식 답사를 써 달라며 함께 웃었는데,....
미처 졸업식에 가 볼 여력도 없이 병원에 입원했다.
정말로 슬픈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만지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했다. 누구나 한 번은 가는 길이지만 남편과, 어린 두아이들을 두고 차마 떠나는 동료를 위해 마지막 가는길 기도합니다.
그렇게 함께 했던 동료를 보내고도,
우리는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고, 잠을 잡니다.
한사람이 갔어도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미연이가 없는 봄이 저만치 가고 있고, 하얀 목련이 군청 앞마당에 피었습니다.
그 꽃을 보며 참 삶이 애달픕니다.
언뜻, 함께했던 사무실을 지날 때마다 생각납니다.
오늘도 그날 내리듯이 비가 옵니다.
2007. 3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