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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by 김귀자

34년간을 눈치 없이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눈치가 보인다.


눈치를 주는 것인지,

눈치를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와서,

퇴직이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자기개발 휴직원을 내서일까.

'사람이 *염치가 없어진다.'


그동안 눈치도 없는 내가

슬기로운 공무원 생활 하느라 힘들었는데,

처음으로 용기를 냈다.


이번에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휴직원을 낸지 반년이 지났다.

'이젠 정말 휴직원 처리가 되겠지.'


무급으로 1년간 공무원 생활을 더 한다고 하는 것이

사치인걸까.

공무원으로 호사를 누리고자 하지도 않았지만,

마지막 남은 염치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다.



*염치: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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