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임에 가마니가 있다.
만날 때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잘 들어주어 "가마니'로 별칭했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알아?"
나는 가마니를 좋아한다. 왠지 푸근하다.
남의 말을 담기만 하고, 나오는 법이 없다.
가마니에서 남의 것을 꺼내는 순간, 가마니는 채워지지 않는다.
*가마니는 볏짚으로 만든 것으로, 자루 같은 역할을 한다.
가마니는 무엇을 담든지 수용할 수 있다.
쌀을 담으면 "쌀가마니"
소금을 담으면 "소금 가마니"
모래를 담으면 "모래 가마니"
그러면 우리들의 "가만히"는
소중하니까 "보배 가마니."
나눔을 픙성하게 하고 나니, 가마니는 풍성해지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가마니, 명희쌤 고마워요."
가만히, 자세히 보면 예쁘다.
*짚으로 쳐서 주머니처럼 만들어 곡식이나 소금 따위를 담는 용기. [네이버 어학사전]
*가마니는 새끼를 날줄로 하고 그 사이를 짚으로 촘촘하게 엮어 짠 일 종의 자루로서 섬과는 달리 틈새가 조밀하여 곡식이 샐 염려가 없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1900년대 초에 일본에서 도입되면서 섬을 대신 했다. 한 가마는 10말(180리터)로 쌀의 경우에는 80kg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마니 (한국의 농기구, 2001. 6. 25., 박호석, 안승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