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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니

by 김귀자

우리 모임에 가마니가 있다.

만날 때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잘 들어주어 "가마니'로 별칭했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알아?"

나는 가마니를 좋아한다. 왠지 푸근하다.

남의 말을 담기만 하고, 나오는 법이 없다.

가마니에서 남의 것을 꺼내는 순간, 가마니는 채워지지 않는다.


*가마니는 볏짚으로 만든 것으로, 자루 같은 역할을 한다.

가마니는 무엇을 담든지 수용할 수 있다.

쌀을 담으면 "쌀가마니"

소금을 담으면 "소금 가마니"

모래를 담으면 "모래 가마니"


그러면 우리들의 "가만히"는

소중하니까 "보배 가마니."

나눔을 픙성하게 하고 나니, 가마니는 풍성해지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가마니, 명희쌤 고마워요."


IMG_9090[1].JPG

가만히, 자세히 보면 예쁘다.



*짚으로 쳐서 주머니처럼 만들어 곡식이나 소금 따위를 담는 용기. [네이버 어학사전]

*가마니는 새끼를 날줄로 하고 그 사이를 짚으로 촘촘하게 엮어 짠 일 종의 자루로서 섬과는 달리 틈새가 조밀하여 곡식이 샐 염려가 없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1900년대 초에 일본에서 도입되면서 을 대신 했다. 한 가마는 10말(180리터)로 쌀의 경우에는 80kg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마니 (한국의 농기구, 2001. 6. 25., 박호석, 안승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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