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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

by 김귀자

감자조림을 태웠다.


많이 속상했다.

태우지 않으려고 지키고 서 있었는데,

“조금만 더 쫄이자.” 하다보니 타버렸다.

감자조림하다, 내마음이 쫄여졌다.


더 맛있게 하려고 양념을 많이 했는데,

그것이 타버린 원인이다.

'더 잘하려는 욕심 또한 내려놓았어야 했는데.' 후회가 남는다.


앞으로 감자조림은 기본 맛에 충실하자

그런면에서 엄마가 해주던 감자조림은 소박하지만 맛이 있었다.

짭조름 하면서도 씹는 식감이 좋았다

왕멸치와 함께 졸였는데 그것이 감자에 배어 깊은 맛을 냈다.

감자 조림 하는 날은 과식했다.


알감자는 공방에 함께 다니는 내면 언니가 준거였다.

그래도 알감자를 껍질 째 냄비에 담을 때까지는 행복했다.

나도 이제 진정한 엄마가 되가는 걸까.

아이들이 맛나게 먹는 거 보면 정말 좋다.

"다음에는 감자조림을 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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