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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공예기능사

by 김귀자

도자공예기능사 실기 시험은 나를 시험에(?) 들게했다.

5시간 30분동안 물레와 씨름했다.

3번째 원통컵을 망친 것 같아. 4번째 기물을 차는데, 마음이 울렁거렸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잡히지 않는 중심.

급한 마음에 속파기를 하다가, 결국 난 완성하지 못했다.


이젠 더이상 방법이 없다.

점심을 먹고, 책상에 엎드렸다.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절실했다.

"3개 모두다 잘 깍아서 제출하게 하소서."


다시 마음을 잡고, 물을 받아왔다.

물레를 깨끗히 닦고, 굽깍기 도구를 챙긴다.

종이컵에 커피를 한잔 따라 한모금 마셨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굽깍기를 하는데,

감독관님이 "3개의 기물을 완성하여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리는 시간이 남으면 하라."고 하셨다.

나는 그때 1개를 가지고 헤매고 있었는데, 정신이 들었다.

속도를 냈다.

5분을 남겨놓고 제출할 수 있었다.

"개량한복에 머리를 묶은 멋진 감독관님 감사합니다."


시험은 끝났다.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속이 후련하다.

도자공예기능사를 취득하기 위해 긴 여정을 보냈다.

포기하고 싶은 시험의 순간도 있었지만, 시험을 이기고, 시험을 봤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이제부터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있자.

한양여자대학교 화장실에 비친,...

"여리지만 강한 내가 되자."

"소중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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