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한 아침 따스한 햇살이 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옆을 돌아보았는데 텅 비어있었고
그래서 난 쓸쓸한 복도를 지나 네 방으로 갔다. 네가 누워있는 네 방은 훈훈한 공기로 가득 차있었고
난 네게로 다가 가 널 깨우려는 듯이 집요하게 네 얼굴을 비추고 있는 햇살을 내손으로 가렸다. 네가 조금이라도 더 달콤한 꿈 속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에 들어있는 네 얼굴은 너무 행복에 젖어 있었거든.
그러다 난 조용히 구름이 햇살을 막아주었을 때 조용히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그리고 뜨거운 드립커피를 내리고 있을 때 뒤에서 햇살보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고
내가 뒤를 돌아보니 너였다.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나를 보고 웃어 보였다.
내가 코코아가 가득 든 머그잔을 네게 내밀고 한 모금 마셨을 때 네가 말했다.
"우리 오늘은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 있자"
나는 아무 말 없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걸로 조용한 동의를 했고
넌 다시 내게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우린 한동안 따뜻한 것들을 마시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리고 같이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며 함께 있었다.
씽씽 바람이 부는 창밖도 보며 같이 놀았고 점심도 저녁도 함께 만들었다.
그렇게 해가 지는 노을을 보기도 했다.
해가 지고 캄캄한 밤이 되니 네가 눈을 비비기 시작하고 우린 다시 따뜻한 침대 속으로 들어가서
넌 내 팔을 베고 난 한 손으로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고 네 눈은 곳 감겨만 갔다.
내 팔이 저려갈 때쯤 넌 꿈나라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고 나도 조용히 네 옆에서 잠에 들었다.
내일을 위해서 내일은 씽씽 바람 부는 겨울을 만끽하러
너와 만들 또 하나의 작은 추억을 기대하며.
내가 마지막으로 본건 내 입에서 피어나는 작은 미소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