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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로 가득한 일기장
by
석현준
Dec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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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한 소독약 냄새만 나는
구석
난 네가 그리워 흐느끼고 있다.
네가 나와 함께 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언젠가부터 난 네 생각만 하고 살고 있다.
널 처음 본 순간이었을 거다. 날 위했던 모든 시간이 너로 가득 차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겨울인데 혹시 아프진 않을까.
눈을 뜨는 아침부터 잠들기까지 네 생각으로 가득하니 꿈에도 네가 나왔다.
널 처음 본 순간 그때도 난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전에는 언제나 그랬으니까.
한번, 두 번, 세 번...... 계속 널 만나기 시작하니 내 삶에도 웃음이 생겨왔다.
점점 더 크게
나중에는 너무 웃어서 입가에 쥐가 날 만큼.
그리고 생전 쓰지도 않던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너와의 순간순간의 추억을 잊기 싫어서.
언제나 일기장은 네 이름으로 시작했고 그 뒤엔 아름다운 단어들이 빼먹지 않고 들어가 있었다.
사랑, 운명, 소망 같이 전엔 쓰지도 않던 단어들이 일기장엔 가득 차있었다.
애정을 듬뿍 담은 단어들로....
언제나처럼 오늘도 일기를 쓰고
그 일기 속에 주인공은 너야.
그리고 언제나처럼 네게 일기장을 건네어
넌 곰곰이 읽고 나선 나를 보며 활짝 웃겠지?
마지막으로 네가 웃은 걸 본 게 벌써 언제인지도 잊어버릴 만큼 긴 시간이 흘러버린 지금.
언제나 너에게서 나던 달콤한 냄새는 사라지고 코끝이 시릴 정도로 싸하게 맴도는 소독약 냄새만 네게서 느껴져.
네게 일기장을 건네어서 예전처럼 읽고 웃을 수 있을까?
네 이름이 가득 찬 일기장이, 내 마음이 가득 찬 일기장이 너에게 닿기를.
씁쓸한 입가에 달콤한 네 웃음이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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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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