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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의 탄생

87. 우리 가게 이야기

by 판도


초능력자와 마스터가 함께 일궈 가는 골목 식당을 돌아봅니다.


처음 시작하는 가게는 어린 나무와 같습니다. 심자마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묘목은 없습니다(식당을 시작하고 화단에 심은 어린 능소화는 2년이 지나서야 예쁜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하더군요).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이 정성을 들여 키워야 하지요. 충분한 양분을 공급하고 때맞추어 물을 주고 볕도 쬐어 줘야 합니다. 모두가 기뻐하는 과실을 거두려면 충분한 시간을 기꺼이 견디어 내는 인내와 사랑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일이 새롭게 많은 일들을 경험하며 내공이 쌓여 좋은 엄마 아빠가 되어 가듯, 가게를 일구어 나가는 과정도 똑같습니다. 하루라도 방심을 하고 소홀히 하면 반드시 사고가 터집니다. 결국 가게는 내 자식이면서 또 다른 나입니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365일, 24시간 가게만에 집중해야 원하는 과실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도 성공을 거두는 식당이 있다면 운이 좋았다기보다 돌연변이일 수 있습니다. 로또 당첨보다 어려운 일이고 그렇게 거둔 성공은 해피 엔딩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게 세상 이치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잘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부부가 노력한 만큼 잘 되고 있는 것일까?

노력한 만큼 돈은 벌고 있는 것일까?


1주일에 한 번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우리 가게를 다른 식당과 다르게 생각해주고 있을까?


점심에 오낙을 찾는 손님은 인근의 장신대 학생과 주변 회사의 직장인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회사원들은 대부분 1주일에 5일을 출근하며 5일 동안 주변의 식당을 돌아가며 점심을 해결합니다. 그들이 우리 가게를 찾는 것은 기껏해야 1주일에 한 번 뿐입니다(사실, 기껏이 아니라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면 정말 아주 과분한 일입니다). 나머지 4일은 다른 식당엘 간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우리 가게를 1/5의 가게로만 인식하고 있을 뿐 특별한 가게로 인식하지는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저 일주일에 다섯 번 찾는 식당 중의 하나라는 인식밖에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래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아니 성공의 길은 요원합니다. 특별함이 있고 우리 식당만의 어필하는 포인트가 있어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가게가 발전합니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서서히 입소문이 나서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야 가게가 발전하고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우리 가게는 그 길을 향해서 가고 있는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식당에 머물면 발전이 없습니다. 커지지 않습니다.


저희 가게의 경우, 저녁 손님이 늘어나게 해야 합니다. 점심에는 제법 손님이 찾는 가게이니까요.

저녁 손님이 더욱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밥집이건 술집이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녁에 오면 특별함이 있는 가게가 되어야 합니다. 저녁을 집에서 해결하지 않고 배달로 해결하지 않고 굳이 우리 가게에 나오는 이유가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녁 식당의 오낙으로서의 특별함을 꼭 만들어 전달해야 비로소 오낙의 성공이 있을 것입니다.






몇 년 전 저와 비슷한 일을 하시는 소상공인을 위해 저의 경험담을 전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때 준비한 자료를 다시 한번 보려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낙지 및 해산물 전문점 '오늘도낙지' 대표 손수민입니다.

오늘 이렇게 제게 엄청나고 소중한 기회를 주신 서울신보의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는 오늘 제 앞에 앉아 계시는 예비 사장님들보다 단지 몇 년 앞서 창업을 했다는 이유 하나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정말 송구스럽고도 영광스럽습니다.


중략


다시 돌아와서,

저는 식당 경험은 전혀 없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25년간을 보내다가 2019년 2월, 식당을 창업하여 아내와 함께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게는 테이블 10개, 약 19평의 작은 식당으로 경기도 구리시와의 경계 지역인 서울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규모가 작은 골목 상권에서도 가게들이 늘어선 인도에서는 입구가 보이지 않는 불리한 입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략

저희 식당은 대박 식당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부부 두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치고는 매출이 아주 나쁘지도 않습니다. 단골도 제법 되고 동네에서는 그래도 인정받는 식당이 되었습니다.


저희 식당은 입지는 나쁘지만 그래도 1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초기 자금의 부담이 적었기에 당연히 창업 시에 몸집을 가볍게 해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알바 수준으로 식당 일을 경험한 것 이외에는 요식업의 경력이 전무했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음식 솜씨가 있고 한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기에 가게를 안정화시키는데 아내의 힘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하면서 비교적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소상공인을 도와주는 단체의 도움 받기>

- 멘토링

- 동행 프로젝트

- 역량강화컨설팅(기술전수)

--이익공유형 사업화지원

- 창의육성컨설팅


<유튜브 >

그럼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짤막한 동영상 하나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다음은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만든 소상공인 응원 동영상으로 저희 부부가 함께 출연한 ‘오늘도낙지 편’ 입니다.

제가 강의 서두부터 저희 가게의 동영상을 보여드린 이유는 단순히 자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자신의 가게의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여러분들도 저처럼 스토리를 만들고 필모 그래피를 만들어 나가시라는 것입니다.

저는 창업 초기 가게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관계 지원 기관의 컨설팅을 받았고 이와 인연이 되어 유투브 영상을 찍었고 또한 이 영상을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 올려 저희 가게를 홍보하는 아주 깔끔하고 프로페셔널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컨설팅 -> 멘토 만들기 -> 네트워크 만들기 -> 동영상 촬영 -> 유투브 ->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 가게 홍보 및 마케팅


<창업 준비 과정>

: 사업계획, 자금 준비, 회계, 인사, 노무, 주방, 메뉴 구성, 홍보, 마케팅, 인테리어, 고객관리, 메뉴 개발, 매입처 개발 및 관리, 판매 채널 다양화


<선배로서 알려줄 수 있는 경험>

1) 집기는 예상 수요의 50% 이내 구입

2) 주변 선배 점포와 관계 유지

3) 개업 전 주변 점포 및 대형 점포(은행, 관공서, 회사, 병원, 보훈회관, 요양병원 등등) 개업 인사

4) 만능이 될 것 – 전기, 수도, 가스 등등 요즘 인건비 너무 비쌈

5) 스트레스는 독서, 명상, 가벼운 운동으로 풀기

6) 점포는 집에서 가까운 곳이 최고


<개업 초기 할 일>

1) 컨설팅 받기

2) 기부

3) 불우이웃돕기

4) 불필요한 일 하지 않기


이상으로 두서없이 개업 초기에 진행했던 일들을 나열하여 보았습니다. 설명이 미흡한 부분은 이후 추가로 보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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