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The 3rd Life(2):은퇴 후의 길

한물가고 있는 중입니다만

by 판도


와아, 정말 세월 빠르구나!


어느덧 골목식당 사장 8년 차가 되었다.


더불어 초능력자는 오마카세 한 상차림(일본 가정식) 전문점, 마코토의 문을 열었다.


응원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감사.



그러나 타의에 의하여 나는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나는 늘 세상의 중심에 서 있지만, 세상은 나를 위해 돌아가지 않는다.


담담히 세 번째 길로 접어들 준비를 할 뿐이다.


올해 만다라트의 정중앙에 귀촌이 온 것 또한 이 때문이다.


강제 은퇴의 구체적 시기는 아직 모른다.


다만 언젠가 애정하는 골목식당을 접어야 하는 것은 명백하다.


조만간이 될지, 보다 넉넉한 시간이 남아 있을지 모를 뿐이다.


어쨌든 새로운 여정을 미리 준비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은 틀림없다.


지혜로운 자는 이런 국면에 어떤 행동을 취할까?


시도 때도 없이 끈질기게 찾아오는 번민을 간신히 떨쳐내고 결심의 글을 남긴다.


세 번째 인생을 멋지고 반듯하게 해치우며 만끽하리라.


*


따라서 2026년 만다라트 정중앙에 자리 잡은 '귀촌'은 은퇴의 결과물이다.


나고 자란 고향 서울을 떠나 귀촌이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가족도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만 정작 어려웠던 것은 귀촌 후의 '삶의 방식'이었다.


그것은 백일몽처럼 허황되지 않아야 한다.


충분히 현실적이어야 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워야 한다.


남도의 멋진 풍경에 빠져 마실만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시골에 내려가서까지 아등바등 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어찌할 것인가?


*


고흥으로 내려가면 1인 출판사를 창업한다.


동네 책방을 연다.


나의 글이 출판사의 1호 출간물이 되어줄 것이다.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출판 편집 프로그램인 어도비 사의 인디자인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편집을 외주로 맡기면 독립출판사로서 답이 없다)


삽화도 스스로 해내면 훌륭하다.


그래서 드로잉을 배우기 시작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세운 계획은 이미 실행의 발을 뗐다.


*


시작하면 바꿀 수 있고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러닝을 하며 깨달았다.


늦은 러닝을 시작하고 난 후 체력이 좋아졌다.


저기 횡단보도의 신호등 파란불이 점멸하면 나는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제법 빠르게 달려서 거뜬히 길을 건넌다.


체력이 좋아지니 정신력도 덩달아 강해졌다.


목표를 세웠으니 제법 중후하고 우아하게 한물감을 즐길 수 있으리라.


이제 은퇴 후의 삶이 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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