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가고 있는 중입니다만
요즘은 새로운 일과 놀이를 찾는데 열심이다.
아무튼 달리기의 연재를 잠시 멈추었지만, 내 생활에서 달리기를 멈춘 거는 아니다.
1월엔 한번 달리면 6킬로를 달렸고 지난 2월엔 7킬로를 기본으로 달렸다.
3월은 매번 8킬로를 달릴 작정이었지만, 이건 어렵겠다.
어제는 늘어지게 낮잠을 자다가 해가 지고 나서 러닝을 시작했다.
하남 스타필드의 휘황찬란한 야경을 흘낏 바라보며 겨울의 마지막인 2월을 보낸다.
*
전자도서관에서 '오십'을 넣고 검색하여 보았다.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오십에 읽는 주역
오십의 주역공부
오십에 읽는 장자
오십에 읽는 논어
오십의 기술
오십에 시작하는 마음 공부
오십부터는 노후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
50 이후, 인생을 결정하는 열 가지 힘
오십부터는 우아하게 살아야 한다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남은 50을 위한 50세 공부법
많다.
오십이 이렇게 찬란한 나이였다니!
이번에는 '육십'을 검색해 봤다.
이런...
... ...
없다.
아무것도 없다.
혹시나 해서 육십의 다른 말인 '이순'으로 찾아봤다.
역시 없다.
사람의 나이를 열 살 단위로 나눠 부를 때 오십과 육십은 단지 한 끗 차이인데 이렇게 차별(?)이 심하다니.
오십에 읽는 어쩌고 하는 책이 히트를 치니 그 아류작이 넘쳐난 것도 그 한 이유이겠지만, 아무튼 육십을 논하는 책이 한 권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놀랍다.
유감이다.
육십이 오십속에 포함되어 묻어간다는 것도 이상하다.
의식 있는 작가라면 빛나는 육십에 대한 글도 써야 하지 않을까(?)
오십은 아직 십 년을 직장에서 일할 수 있고 일을 해야 하는 나이이지만 육십은 다르다.
아직도 팔팔한 요즘 육십으로 보면 육십이 되었다고 회사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인생 백세시대 비애 중의 하나다.
그렇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육십의 관문을 지나 일을 하고 안 하고는 개인의 의지에 달렸다.
하고 싶으면 찾아서 하고, 쉴 수 있으면 쉬면 된다.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러닝을 병행하는 것은 정말 좋다.
마음과 몸을 함께 단련하는 거다.
글을 쓰다 막히면 집밖으로 나가 그냥 달리면 된다.
달리기를 끝내면 샤워를 한 후 책상 앞에 앉는다.
여전히 글이 써지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다시 나가서 달리는 거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힘들다.
그럴 때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드로잉이다.
1월부터 드로잉을 시작했다.
예전에도 간헐적인 드로잉질을 했었지만 이제는 작정하고 덤벼들었다.
연필로도 그리고 갤럭시 노트로도 그리다 얼마 전에는 아이패드를 샀다.
아이패드만 있으면 드로잉의 신이 될 줄 알았지만, 이게 그렇지 않다.
나는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 어울리는 사람인가 보다.
연필로 그리는 그림이 훨씬 재밌다.
*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일본과 한국에서 대박이 난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그의 다른 책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인생 설계를 권장하지 않는 이유는 앞날을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계획을 세우면 '지금'이 그저 미래를 위한 준비 기간이 되기 때문이다. 뭔가를 달성하든 하지 않든 인간은 지금 여기에서만 살 수 있는데 말이다."
귀촌을 노래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이 도시를 벗어날 수 어렵게 된 나로서는 그의 말이 위로로 다가온다.
대충 마구 살아서는 안 되겠지만, 미래를 설계한다는 것 또한 부질없는 짓이 아닐까?
물론 내 생각일 뿐이다.
아무튼 귀촌의 꿈은 잠시 가슴에 묻기로 했다.
대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달리는 것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재미있게 오늘을 살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