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이 되어서, 그냥 한 번쯤

지쳐버린 너에게

by 손정인

어차피 빛날 수 없다면

해 따라 활짝이고

애초에 떠날 뿐이라면

하늘 올려다보련다

어차피 어찌 져도

땅 속으로 들어갈 텐데

앞만 보는 삶이라면

너무 아플 테니까

실컷 웃어 보련다



이상하리만큼 우울하다 갑자기 행복해질 때 없나요? 솔직히 바보 같은 이야기라, 나도 뭔 소리야 싶지만 저는 있었습니다.

사실 최근에 여러모로 탈에 타격이 많았던 터라, 계속해서 축 쳐져있어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하루 밤새고 나니까, 말끔해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한참 생각을 해보니, 그 전날에 기분 좋아지라고 에너지 드링크를 잔뜩 마신 게 떠오르더라고요. 그 덕에 오랜만에 한참 텐션 올려도 보고, 그 부작용으로 한참 질질 짜기도 했어요.

그러고 나서 생각하니까,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체념한 건가?

바보 같은 이야기이긴 한데. 어차피 제가 살아온 인생을 짧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 해봐야 100년 안됩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걸 끌어안을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다 끌어안을 듯 팔 벌리게 되더라고요.

물론 이렇게 벌려도, 애는 개 한 마리 사람 한 명도 버겁고 내 감정 하나도 못 끌어안만요.

하지만 그래도 팔이 있고, 머리 달려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끌어안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냥 한 번쯤은 나쁜 거 다 던져버리고 좋은 것만 안아요.

그리고 하늘도 바라보고, 잔뜩 웃어도 봐요. 어차피 우리 생 짧고 죽으면 끝인 인생이니까.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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