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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얼마나 하세요?
왜 매번 금액을 고민할까
by
글쓰는 오데트
Nov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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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간 적이 있다.
퇴직금을 탈탈 털어 인생의 전환점을 찾기 위해 간 도피성
유학이었다. 난생처음 겪는 타지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더 특별했다.
특히나 그들의 결혼 문화는 당시 미혼이던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필리핀 룸티쳐 말로는
그들은 결혼식 피로연을 종일 먹고 마시며 춤을 추면서 즐긴다고 했다.
가끔 멀리서 보이던 가정집의 파티가 모두 결혼식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때 결심했다. 내가 만약
결혼을 하
게
되면 그 결혼식은 파티이자 작은 축제로 만들겠노라고
.
누구나 와서 먹고 신나게 즐기다 갈 수 있는 피로연.
하지만 막상 결혼 준비가 닥치자, 시간과 금전적 현실에 떠밀려 형식적인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식장
대여와 식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스몰 웨딩을 포기하고, 일명 떡값을 포기할 수
없어하기
싫은
폐백을 넣었다.
하객들의 편의를 위해 식장 또한 도심 한복판의 웨딩홀로 정했고 접대 음식은 자연스럽게 뷔페식이 되었다
손님들 또한 축의금을 전달하고 얼굴 도장을 찍기 위해 잠시 들렸다 식당으로 사라졌다.
모든 하객이 즐기는 파티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초대에 응해준 한분 한분께 감사했다. 그리고 그들의 고마운 축의금 역시 식대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축의금이라는 것이 내가 받을 때는 절실한데, 내야 되는 입장이 되면 매번 부담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물가가 올라서 기본이 십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게다가 남편 쪽을 포함해 양쪽 줄줄이 미혼인 조카, 사촌들… 찾아보니 조카 축의금은 최소 50만 원이고 100만 원을
내야 된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정해진 건 없는데, 통상을 따라야 하는 축의금 문화...
돈의
액수가 마음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
결혼식이 있다고 하면 축하의 마음 전에 축의금에 대한 부담감이 먼저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럴 걸까.
남들이 하는 만큼이 아니라 나의 형편껏 금액을 정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축하의 마음을 채워서 전달할 수는 없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
어떤 이는 회수가 가능한 곳에만 축의금을 낸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축의금 액수에 실망해서 상대와 절연을 할지 말지 고민이라고 했다.
우리의
잔치
가
돈보다 마음이 더 앞설 수 있기를…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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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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