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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Nov 27. 2023

아들맘은 정말 힘들까

아들을 키운다는 것

“내가 쿠폰으로 커피 사서 올 테니까 엄마는 여기서 좀 쉬고 계셔.”


죄다 짧아진 아이의 겨울바지를 사러 친정엄마와 해운대에 있는 쇼핑몰을 방문했다.

바지를 한벌 산 후 블럭방에 가고 싶다는 아드님.

한 시간에 9000원 한다는 블럭방에 아이를 넣어 놓고 유리창 앞 의자에 앉았다.


"니 커피 쿠폰 몇 장 있다 했지?"

“두장 있어.”

그럼 나는 따뜻한 라테.”

갑자기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친정엄마다.

하긴 나도 입이 좀 궁금하기는 했다.




마침 지인에게서 받은 별다방 쿠폰이 있어서 1층으로 내려갔다.

라테 두 잔을 주문한 후 고개를 돌렸는데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다.

딸은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되어 보였다. 초콜릿 케이크 하나와 음료를 시켜놓고 음식 사진을 찍는 모녀.


그리고는 다정하게 커피 앞에서 셀카를 찍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뻐 보이던지…

나의 오래된 로망이다. 자녀와 카페에서 달달한 간식을 먹으며 같이 우아하게 책을 읽는 것 말이다.


아직 7세인 아들을 키우는 나의 실상은 어떨까?

길을 갈 때도 망아지처럼 뛰어가는 아들을 붙잡느라 종종거린다. 아들 손을 붙잡으면 만화영화처럼 나의 몸이 끌려간다. 

가끔은 도장에서 배운 호신 기술을 걸어 내 엉덩이를 아프게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는데 아들 둘을 데리고 가는 엄마가 보였다.

기분 탓일까,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키워놓으면 든든한 게 아들이라는데,

아직은 철없이 속옷만 입고 엉덩이 춤을 추는 아들이다. 가끔은 냄새나는 양말을  벗어 내 콧구멍에 문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변덕쟁이에 성질도 부리는 엄마를 친구들에게 천사엄마라고 소개하는 너.

딸만큼 수다쟁이에 애교가 넘치는 너.

네가 아들이든 딸이든, 속없고 금방 잊어버리는 너라서 사랑할 수밖에 없다.

너의 눈웃음에, 미소에 오늘도 내 마음은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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