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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Jan 25. 2024

리더의 품격

말 한마디의 힘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해가 바뀌고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며 직장일에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업무로 포지션을 옮겼지만 개인적 역량 부족으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지요.

많이 힘들었고, 부끄럽고 또 미안했습니다.

나의 부족함이 동료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생각에 견딜 수가 없더군요. 생각 없이 업무를 맡은 스스로가 원망스러웠고 제대로 해내지 못함에 자괴감이 밀려왔습니다.




이리저리 다시 포지션의 재배치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부서의 팀장님과 면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의 직장은 사실 13년 전 한번 퇴사를 했고, 2년 전 다시 입사를 한 곳입니다. 당시는 다른일을 해보겠다며 어학연수를 핑계로 용감히 사표를 던졌었지요.

그렇기에 팀장님과의 인연도 13년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팀장님은 여자이지만 웬만한 남자보다 리더십이 뛰어나며 일을 잘하시고 배포가 큰 분입니다. 천상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년간 같은 일에 종사하며, 프리랜서로서 수없이 이직을 했지만 내가 만난 가장 현명하고 바람직한 리더상입니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능력이 뛰어나며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지만,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 그게 그녀의 최대 장점일 것입니다.


때로는 큰 언니처럼, 가끔은 엄마처럼…한 때는 배포만큼 풍채도 크셨는데 요즘은 엄청난 자기 관리로 몸이 반쪽이 되셨지요.



그녀는 후임들이 따르는 만큼 선임들에게도 인정받는 리더입니다.

상황 파악이 빠르며 팀의 관리를 잘하는 만큼 팀원의 퇴사가 거의 없습니다. 내가 본 그녀는 항상 적극적이며 예의와 배려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며, 적극적으로 나서 택배기사님의 문을 잡아 주시더군요.

그렇기에 얼마 전 면담에서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나의 부족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잔뜩 움츠린 상태로 팀장님방에 들어갔습니다.

대화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자꾸 눈물부터 나오려고 하더군요. 하지만 창피한 마음에 꾹 참았습니다.


나이가 사십이 넘었고 아이 엄마인데 펑펑 울 수는 없으니까요. 어떻게 된 상황이고, 나의 향후 계획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동안 느꼈던 부담감과 죄송함도 같이 말이지요.

제일 고마웠던 건 그녀의 첫마디였습니다.


“그래서 너의 마음은 괜찮아? 그 업무 하는 거 아니면 정규직 하기 싫다고 했잖아. 몸이 힘들지 않겠어?"


나의 잘못으로 다른 이들에게 끼친 피해를 먼저 이야기하실 줄 알았는데 내 마음을 먼저 물어봐주시더군요.

내 마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먼저 걱정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현재의 정황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 공부의 끈을 놓치는 말라는 당부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장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성실함, 우직함… 모두가 알고 있는 나의 장점이라고요…

손이 다른 사람들보다 느린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니, 전혀 그런 생각하지 말고 ‘지금처럼만 하라’는 말도 해주셨습니다.


지금처럼만..’

‘네가 있어서 든든하다.’

‘잘하고 있다.’




이 말들이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인정과 피드백은 지친 나에게 위로와 함께 다시 열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방을 나오며 내가 적어도 잉여인간이 아님에 감사했습니다. 물론 마음속으로 말이지요.

리더의 한마디 덕분에 지하에서 빨리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인정과 공감의 말, 사람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이 훌륭한 리더의 품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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