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해양 관광지 '안탈리아'

고대 건축물과 역사 문화 기행

by 최재필

안탈리아와 하드리아누스의 문

안탈리아는 지중해를 접하고 있는 튀르키예(터키)의 해양 휴양 도시이다. 하드리아누스의 문(Hadrian Kapısı)과 성벽은 안탈리아에 있는 고대 유적으로, AC 130년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안탈리아 방문을 기념하여 만들었다. 문은 3개의 아치형 통로로 되어있고 문 양 옆에는 사각형의 탑(성)을 쌓아 올렸다. 탑은 로마시대에 쌓았으며 서로 다른 모습이다. 북쪽 탑의 위쪽 부분은 13세기 셀주크 왕조의 술탄 카이쿠바드 1세에 의해 재건되었으며, 아랍 문자로 된 비문이 있다. 문은 로마의 개선문과 비슷한 모습으로 지반(도로 기준)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밤에는 조명으로 고풍스럽고 환상적인 모습으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문 안쪽으로는 재래시장이 골목을 따라 기념품 상점과 카페가 들어서 손님을 맞고 있다. 이곳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가이드 말이다. 길은 우리의 시장처럼 구불구불 좁은 길을 두고 양옆으로 상점들이 이어져 있다. 기념품에 호기심 반 기대 반 기웃거려 본다. 시장 골목을 따라 내려가니 안탈리아 항구가 나타난다.

200.JPG 하드리아누스의 문
20250127_192821.jpg 하드리아누스의 문; 패인 바닥은 마차가 다닌 흔적이라 한다.

안탈리아 항구와 안탈리아 성

작은 항구는 우리의 연안부두같이 유람선들이 분주하다. 늦은 시간이라 항구를 둘러싼 방파제에서 지중해를 보며 석양 노을을 짧게 감상하는 행운을 누렸다. 안탈리아 항구를 감싸고 있는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하드리아누스 문에서 이어져 온 성벽인 듯하다. 성벽은 벽돌형 돌로 쌓아 높이가 개략 5m 이상일 듯 보인다. 안탈리아 성 ('안탈리스카야 요새'라고 부른다)은 기원전 헬레니즘 시대에 처음 축성되었다고 한다. 당초 57개소의 탑과 성벽이 있었으나 지금은 7개소만 남아있다고 하며, 성은 곳곳이 무너져 훼손이 심하다. 튀르키예 城은 돌이 풍부해서 그런지 석성이 대부분이다.(직접 본 것 기준) 성 소피아 성당 부근의 톱카프 궁전의 높은 성벽과 부르사의 고성(古城), 셀추크의 아야술룩(Ayasuluk) 성도 그렇다. 한국의 성은 지형지물을 이용한 불규칙하고 높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데 비해 이곳 성들은 대부분 평지에 위치하고 높이가 위압적일 정도로 상당히 높다. 해 질 녘의 안탈리아 항은 석양의 붉은빛으로 물들고 항구를 병풍처럼 둘러싼 옛 성벽 위로는 튀르키예의 상징인 초승달이 그려진 붉은색의 국기가 바닷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50127_184650.jpg 안탈리아 성
20250127_181635.jpg 안탈리아 성

도심해변 메르메를리해변(Mermerli Plajı)'

항구의 남쪽으로 펼쳐진 해변을 '메르메를리 해변(Mermerli Plajı)'이라는데 계절 때문인지 사람이 없다. 이곳은 돌계단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도심 해변으로 유료이며 城과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백사장은 폭이 좁고 자갈이 많은 곳으로 성수기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보트 투어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1월 하순의 짧은 해는 지중해 서편으로 기울고 메르메를리 해변도 서서히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다시 올 것을 기약하기에는 너무 먼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을 시간이 없어 걸어 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성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칼레이치(Калечи парк)라는 작은 공원이 있다. 공원 곳곳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고 나무가 우거져 조금은 어둡다는 생각이 든다. 공원을 지나니 다시 시장길이다.

197.JPG 메르메를리해변(Mermerli Plajı)
20250127_191345.jpg 구 시가지의 '바자르' 재래시장

시계탑과 광장 그리고 트램

시장의 끝은 다시 하두리아누스 문이다. 재래시장과 항구를 한 바퀴 돌아왔다. 문을 나서며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300m 정도 이동하면 9세기경에 만들어졌다는 사각형 모양의 시계탑과 작은 광장이 있다. 사각 형태의 탑을 쌓고 다시 그 위에 작은 사각형의 탑을 올리고 위에는 돔을 얹은 형태의 시계탑은 4면에 박혀 있는 시계들과 높이 걸려있는 터키 국기로 여행자들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광장은 안탈리아 구 시가지의 아기자기한 골목들이 이어지는 기점이자 종점에 위치해 있어 여행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도로에는 트램이 지나가고 광장에는 밤을 잊은 관광객들이 깊어 가는 안탈리아의 밤을 즐기고 있다.

20250127_193837.jpg 시계탑과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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