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회화사에서 3대 걸작을 꼽으라면 당신은 어떤 작품을 선택할까? 모르긴 해도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들어갈 가능성은 매우 클 것이다. 1888년 12월 아를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고흐는 고갱과 말다툼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자기 귀를 잘랐다. 고흐는 자른 귀를 창녀 라셀에게 주었다. 이 사건으로 작은 마을인 아를은 발칵 뒤집혔다. 주민들은 고흐를 고발했다. 결국 이듬해 1889년 5월 생 레미에 있는 정신병원인 생폴 드 모졸 수도원에 자진해서 들어갔다. 그곳에서 창밖을 바라보던 풍경과 자신의 기억 조각을 모아 <별이 빛나는 밤>을 완성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달과 별이 빛나는 밤하늘과 그 아래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마을 그리고 이를 이어주는 사이프러스 나무로 구성되어 있다. 소박한 마을 집 창에는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들고, 작은 마을은 그 이야기로 가득 차고 있다. 밤하늘의 달과 별은 역동적으로 휘몰아치며 감상하는 사람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별이 총총한 야외에서 밤을 보낸 적이 있다면 모두가 잠든 그 시간에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침묵 속에서 깨어난다는 것을 알 것이다. - 알퐁스 도데 <별> 중에서
우리는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밤하늘은 바라본다. 하지만 우주는 그 순간에도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많은 이야기를 만든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생성되었다. 우주 한 곳에는 초신성이 폭발해 엄청난 빛과 물질을 만들고 있다. 별의 죽음은 새로운 생명을 만든다. 내 몸은 우주에서 만들어진 레고 블록 같은 원소의 결합이다. 그리고 그 모든 물질은 마치 레고 블록처럼 다시 우주로 흩어질 것이다.
1초를 1년이라고 상상하면 지구의 나이는 138억 초가 된다. 하루가 86,400초이니 138억 초는 약 438년쯤 된다. 우리가 100년을 산다고 하면 겨우 100초를 사는 셈이다. 나는 45억 살의 지구에 우주의 물질을 빌어 찰나를 존재하고 떠나는 나그네다.
별이 빛나는 밤은 힘들었던 고흐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걸어왔다. 오늘 나는 밤하늘에 어떤 말을 걸어볼까?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
국적: 네덜란드
제작 시기: 1889
크기: 73.9×92.1㎝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뉴욕 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