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젠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지지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했다. 플라톤의 철인 정치는 엘리트가 정치를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는 해방 이후다. 인류 역사에서도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것은 최근의 일이다.
생명체만이 아니라 문화도 진화한다. 진화의 과정에서는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만 살아남는다. 민주주의 역시 그렇다. 민주주의는 독재, 군주제, 사회주의 등 많은 국가 시스템과 역사의 시간에서 서로 경쟁했다. 세계 1, 2차 대전, 미소 냉전 시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는 늘 새로운 시스템과 세계 곳곳에서 경쟁해 왔다.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민주주의는 많은 지역에서 살아남아 진화하고 있다.
민주주의 시스템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완전무결한 시스템은 아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이렇게 강력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빠른 변화에 적응해 새로운 버전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사회에서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항상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검증한다. 더군다나 이것은 빠른 주기로 선거라는 형태의 선택된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 눈높이에 적절한 정도의 민주 정부를 가지게 된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수준보다 더 나아가서도 조금 뒤처져도 안 된다.
프랑스혁명은 1789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시민 혁명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죽음으로 만든 새로운 사회 시스템은 나폴레옹의 황제 즉위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루이 18세가 1814년 즉위해 국가 시스템은 처음으로 회귀했다.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1830년 7월 혁명을 기념한 작품이다. 이 혁명의 결과 루이 필리프가 프랑스의 왕으로 올랐지만, 이는 18년 뒤인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프랑스 제2공화국이었다. 진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도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지속해서 새로운 선택압을 가하지 않는다면 그 진화는 멈추게 된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Liberty Leading the People)>
예술가: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798년~1863년)
국적: 프랑스
제작 시기: 1830년
크기: 260×325㎝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루브르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