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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노 쌤 Jul 21. 2022

독서는 습관이다.

 -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독서하는 어린 소녀>

어린 시절 난 독서가 싫었다. 문 밖에만 나가면 시냇가 물장난이며 보리밭 사이 숨바꼭질 등 신나게 놀 것이 깔려있었다. 동네 형들은 무리에 나를 잘 끼워줬다. 아마 아버지가 동네 학교 선생님이셔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추운 겨울에도 집안에 쳐 박혀 있지 않았다. 손이 터서 피부가 갈라져 피가 나도 놀기를 멈추지 않았다. 반면 아버지는 책을 많이 읽으셨다. 책을 손에 잡으시면 일주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중해서 전집을 다 읽으셨다. 막내 동생은 나보다 책을 가까이했다. 현재 나와 동생의 차이는 그때 시작된 듯하다. 


프랑스 로코코 시대 사랑의 화가로 불리던 프라고나르의 <독서하는 어린 소녀>는 매우 안정적이고 편안한 감정을 부른다. 안락한 의자에 앉아 푹신한 쿠션을 등에 대고 있다. 책에 집중하고 있는 소녀의 모습은 매우 지적이며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독서를 소재로 한 유렵 명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소녀, 숙녀, 할머니와 같이 주로 여성이다. 남성은 할아버지나 학자가 아니면 좀처럼 찾을 수 없다. 정적인 독서 활동은 여성에게 더 적합하다는 문화적 선입견이 들어 있는 듯하다. 

인간은 약한 동물이다. 무기 없이 덩치가 비슷한 동물과 싸워 이기기 쉽지 않다. 들판을 서성이던 원시 인간은 주변의 위협을 빨리 감지하고 대처해야 했다. 까딱 잘못하다간 맹수의 먹이가 된다. 하지만 위험을 감지하기 불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두 눈이 한 면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약 200도 정도의 세상을 볼 수 있다. 즉 고개를 돌려야 주변을 모두 감지할 수 있다. 초식동물인 소는 330도, 토끼는 355도와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가 난다. 현대 도시에서도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좌우를 살펴야 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청각에도 의존한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늘 안전을 미리 확보하는 습성을 가지게 되었다. 침대를 놓을 때도 가능한 모서리 놓거나, 집으로 들어오는 현관을 하나만 두는 것도 같은 심리다. 독서는 집중해서 한 곳을 오랫동안 봐야 한다. 인간의 본능에 맞지 않다. 특히 어린 남학생은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여학생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명심보감 중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 중 유명한 글귀다. 독서는 습관이다. 독서는 책 속의 세상과 자신을 일치하는 감정이 필요하다. 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하는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경험해야 한다. 과제와 평가로 힘들어 책도 보기 싫어하는 학생의 현실이 안타깝다. 


<독서하는 어린 소녀(A Young Girl Reading)>

예술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Jean-Honoré Fragonard, 1732~1806)

국적: 프랑스

제작 시기: 1770년~1772년

크기: 82×65㎝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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