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토록 내가 이렇게 싫어진 것인가
내 인생에 큰 실수가 있다면 빠르게 취업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마음가짐은 난 나의 길을 걷겠다라는, 쓸데 없는 소신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지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취업이라면 취업이라고 했다지만, 너무 적은 월급과 불안정성 탓에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셔서 늘 용돈을 챙겨주신다.
내가 내 자신한테 화가 나는건 이 나이 먹도록 그 용돈 한번 거절 못하고 계속 받는 것이다. 나는 우리 부모님을 보면 미안한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나를 위해서 해주신 것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에 반해 딸은 가성비가 너무 나쁜 딸이라서 너무 미안할 따름이다.
볼빨간 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 가사 중에서도
“엄마도, 아빠도, 나만 바라보는데” 이 가사가 제일 와닿는 것 같다.
내 자신이 싫을 때가 너무 많아서 힘이 든다.
나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했던 전 남자친구에게 최악의 이별을 주었던 것,
분명 좋은 점도 있지만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과 이혼,
잘못된 전공 선택으로 인해 누구보다 불안정한 삶을 사는 나,
부동산 투자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계약한 집,
누구보다 든든히 부모님께서 지지해주시지만 유지할 수 없는 내 자동차
난 분명 부모님께도, 전 남자친구에게도, 전 남편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왜 아직도 나는 이모양 이꼴인지 모르겠다
대학원 과정이라도 내가 열심히 해서 수석까지 하고 졸업하면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돌아오는건 200만원도 되지 않는 말도 안되는 월급
왜 나는 열심히 살려고 해도, 그렇게 나를 위해 지지해주고 도움주신 것에 비해 그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는걸까?
그게 진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혐오스럽다
아주 열심히 산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부끄러울 정도로 노력을 안하고 산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이렇게 달려오고, 잘해보려고 하는 것들은 늘 결과가 좋지 않을까?
결혼도 그렇다. 점점 갈수록 결혼 생활이 나에게는 너무 버거운 일이었지만, 단 한번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전 남편을 보면서 얼마나 혼자 마음을 다스리고 다스렸는지 모른다. 난 잘해보려고 노력했고 내가 무엇때문에 힘든지도 열심히 말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다 나 때문이라고, 내가 참지 못해서 그런거라고.
그런 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그래, 인정할게 어떤 부분에선 내가 결혼도, 취업도 잘 모르고 한 부분이 있을거야. 분명 노력이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겠지.
그렇지만 난 정말 최선을 다하려고 했어. 내가 현실을 잘 몰랐던 부분은 있었지만, 내 나름대로는 전부 최선을 다하려고는 했다고.
그러니까 내 노력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말하지 말아달란 말이야. 지금 나도 내가 제일 밉고 싫어서 힘들고 누구보다 잘 아니까 내 현실에 대해서
그래, 나 아무리 지금 이렇게 침수당한 기분이어도
내 자신이 아무리 혐오스럽더라도
우리 엄마, 아빠때문에라도 버틸거야.
지독한 자기 혐오에서 벗어날 수 있는건 주변의 내 환경, 이렇게 된 현실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는 것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탓할 시간에 내 인생 바꿔볼게
그러니 나야, 나를 다시 한번만 믿고 일어나봐
자기 혐오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너 자신을 다시 한번 믿어보자
결혼도, 커리어도, 지금은 그래. 망했어. 인정해.
하지만 이젠 더 밑으로 떨어질 곳도 없어.
너가 계속 너 자신을 혐오하고 미워하면 계속 이 우울의 바다에 잠식되어 있을 뿐이야
너에겐 적어도 부모님이라는 멋진 응원단이 있잖아?
너 자신을 싫어하더라도 너를 믿고 응원해주는 부모님은 죄가 없어
그러니 다시 한번, 날개를 펴보자
지금의 슬픔을 도약으로 다시 한번 해 보자.
너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자
내 모든 선택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고
최악의 결과만 남아서 우울의 숲에서 끝없이 헤메다 발견한
마지막 빛 한줄기, 그것은 바로 나에 대한 믿음
믿음의 힘을 믿는 페르소나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