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약일까? 독일까?

사회적 피해를 줄이는 균형점 찾기가 관건

by 박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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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자주 보게 되는 풍경이 있다. 두세 살 된 아이가 유모차에 앉아 조용히 있는 모습이다. 예전 같으면 ‘참 얌전한 아이구나’ 하고 감탄했겠지만, 이제는 금세 눈치를 챈다. 아이의 작은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고, 화면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흘러나온다. 아이는 오롯이 화면에 빠져 있고, 부모는 식사와 대화에 여유를 누린다. “어머니가 낳고 유튜브가 기른다”는 농담이 현실이 된 듯하다.

이제 유튜브는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학생들은 등굣길에 음악을 듣고, 과제 정보를 찾으며, 게임 공략과 아이돌 공연을 즐긴다. 청년들은 먹방이나 여행 브이로그를 보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몇 초 만에 소비되는 짧은 영상, ‘쇼츠(Shorts)’에 몰입한다. 길게 설명하는 콘텐츠보다 즉각적인 자극을 주는 쇼츠가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장년층은 생활 팁과 취미, 건강 정보를 유튜브에서 배우고, 노년층도 성경 강의부터 민요 강습까지 채널을 찾아본다. 유튜브는 이제 세대 전체의 일상 미디어다.

영향력은 정치와 사회 영역에서도 두드러진다.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정치적 메시지가 언론 보도보다 먼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는 경우도 흔하다. 문제는 알고리즘이다. 이용자가 오래 머물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 때문에,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가 더 많이 추천된다. 여론이 분열되고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긍정적 측면도 분명하다. 누구나 손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새로운 창작자들이 생겨난다. 유튜브는 세계 최대의 무료 학습 플랫폼이기도 하다. 영어회화부터 코딩, 요리, 농업 기술까지 없는 게 없다. 많은 청년들이 유튜브로 새로운 직업을 찾고, 기업들은 유튜브를 통해 시장을 넓힌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크다. 가짜뉴스, 혐오 발언, 선정적 콘텐츠가 여과 없이 퍼져나가고, 아동·청소년의 중독 문제도 심각하다. 각국 정부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은 ‘디지털서비스법(DSA)’으로 플랫폼 책임을 강화했고, 한국에서도 알고리즘 투명성, 허위정보 대응, 아동 보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피해를 줄이는 균형점 찾기가 쉽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다. 유튜브는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차이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즉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정보의 출처를 가려내는 능력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절실한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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