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글을 쓰기가 싫었다. 머리가 띵했다. 벌써 게으름이 올라온 건가 싶었다. 그래도 책은 읽었다. 무슨 말이라도 써야 할 것 같아 책상에 앉아 이런 소리나 해대고 있다. 그런데 나는 오늘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제가 길었다. 밤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해 부랴부랴 유튜브를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까지 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책을 읽다 보니 새벽 1시가 다 되어 잠들었다. 그 여파가 오늘까지 이어진 것 같기도 하다. 아침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하루를 시작했는데, 저녁이 되니 맥을 못 추겠다.
금주 파워로 살아가고 있는 내가 이 정도 피곤함에 쓰러지면 조금 억울하다. 구독자님들께 보여줄 수는 없지만, 요즘 살이 다시 빠졌다. 100일 정도 매일 팔굽혀펴기 200개를 했더니 몸도 제법 달라졌다. 매일 아침 센터에서 씻을 때면 예전에 바디 프로필을 찍었을 때와 비슷한 라인이 잡혀 있어 혼자 흐뭇해한다. 헬스 PT를 받는 것도 아닌데, 팔굽혀펴기와 플랭크 1분을 꾸준히 하다 보니 소정의 결과가 따라온 듯하다.
이런 걸 보면 정말 꾸준함의 힘은 대단하다. 글을 쓰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면서도 이렇게 끝까지 아무 말이나 써 내려가는 이유 역시 결국 꾸준함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한 달에 두 시간씩 꼬박 골프를 치다 보니 손에 굳은살도 생기고, 공도 제법 맞추게 되었다. 선생님의 배려로 스크린 골프도 함께 갔는데, 토탈 스코어가 103이 나왔다. 백돌이, 백돌이 하더니 한 달 만에 나도 100돌이가 되었다.
골프 선생님 지인이 운영하는 스크린 골프장 사장님이 얼마나 쳤냐고 물으시길래 한 달 됐다고 했더니, 골프 신동 아니냐며 웃으며 격려해 주셨다. 공치사는 넘겨야 제맛이라 선생님이 훌륭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순간 훈훈함이 돌았다. 예전엔 누군가 칭찬하면 괜히 잘난 줄 알던 어리석은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좋은 말은 돌고 돌아야 다시 내게 온다는 걸 알고부터는, 칭찬을 받으면 칭찬으로 돌려주게 되었다.
내일도 스크린 골프 약속이 있다. 묘한 스트레스와 자극이 함께 온다. 실력이 없는 걸 알면서도, 괜히 이겨보겠다고 힘이 들어가 오히려 경기를 망친다. 도토리 키 재기고, 재미로 치는 게임이라고 말하지만, 서로의 가슴속엔 작은 승부욕이 분명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쓰다 보니 이만큼이나 글이 되었다. 가끔 생각해 보면, 내가 글을 쓰는 건 감정을 쏟아내는 하나의 창구 같다. 그리고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이상, 이것 역시 훈련이다. 어쨌든 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원에서는 나는 늘 해왔다. 조금이라도 쌓이는 걸 믿고 싶어서다.
내일, 혹은 시간이 조금 지나 이 글을 다시 읽으면 부끄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또한 내가 선택해 살아온 삶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오늘은 완성보다는 완결에 방점을 두고 싶다.
오늘도 누군가는 이 글을 읽어줄 것이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글에도 응원을 남겨주시는 구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은 정말 글이 쓰기 싫었다. 그래도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글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