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지독한 외로움은 오늘도 찾아왔다. 그 감정은 언제나 갑작스레 밀려와, 나를 옴짝 달 삭 못 하게 만든다. 마치 어둡고 깊은 바닷속에서 허우적대는 것처럼, 외로움 속에서 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짓눌린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될 텐데,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
무언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이 날마다 나를 몰아세운다.
'오늘은 제대로 살아야 하는데.'
'오늘은 뭔가 이루어 내야 하는데."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문득 돌아보면, 그토록 조급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나서, 결국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였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초조해하고 안절부절못해도, 결국 지나고 나면 그날도 평범한 날이었다.
그런데 왜 매번 이렇게 조급해지는 걸까?
아마도,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나는 내가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기분. 외로움 속에서 흔들리는 존재감을 붙잡기 위해,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품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바쁘게 움직이고,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내 마음을 다잡아 본다. 가끔은 그저 혼자 있는 시간을 온전히 혼자의 것으로 두어도 괜찮다고, 조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래! 외로움을 대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외로움을 억지로 채우려 하거나, 바쁘게 살아가며 가려버리려 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외로움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겠지.
그리고 언젠가, 그 외로움 속에서도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래서 오늘은 그날을 조용히 맞이해 본다.
글 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