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불시에 찾아오는 깨달음이 있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 속에서 문득, 혹은 아주 오랜 시간 마음 한쪽에 쌓여 있던 무언가가 어느 날 갑자기 실루엣처럼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에게 말을 건다.
조금 늦게 알아버린 내가 야속하기도 하고, 왜 이토록 뒤늦게야 마음으로 이해한 걸까 하는 후회도 스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어떤 진실은 정말 ‘지금의 나’가 되었기 때문에 비로소 보이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늦었지만, 늦지 않은 이 깨달음이 오히려 감사하다.
내가 깨달은 것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늘 가까이에 있었지만, 정작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사랑을 뜨거운 감정으로만 기억하고, 서로의 마음이 타오르는 순간을 사랑의 전부라고 착각하지만 살아보니 알겠다. 사랑은 그렇게 간단한 감정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은 사랑을 한다. 만나고, 설레고, 다투고, 울고, 떠나고, 다시 사랑한다. 어떤 이들은 뜨겁게 불타오르다가 한순간에 꺼지고, 어떤 이들은 말없이 서로를 붙잡으며 아주 느리게 깊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 어느 지점에서 우리는 같은 질문을 던진다.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사람들은 연애와 결혼 앞에서 조건을 세우고, 기준을 말하고, 상황을 따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를 흔들었던 관계들을 돌아보면, 사랑은 결국 조건보다 훨씬 원초적이고 단단한 무엇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정’이며, ‘의리’이며, 함께한 시간 속에서 서로를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이다.
정이 쌓인다는 건, 그 사람이 나를 기쁘게 해주는 순간뿐 아니라 나를 실망시키고, 아프게 하고, 때때로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까지 모두 안고 가겠다는 마음이 생긴다는 뜻이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건 어쩌면 그 이해와 감내의 깊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위대한 사랑은 상대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내가 그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감당하고, 어디까지 이해해 주며, 어디까지 함께 가줄 수 있는지를 통해 완성된다.
이런 사랑을 알고 난 뒤, 사랑은 더 이상 감정의 불꽃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 된다. 지켜주기로 한 마음. 말하지 않아도 아는 마음. 때로는 버티고, 때로는 내려놓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마음.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이미 오래 함께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이 깨달음을 조심스레 건네고 싶었다. 사랑은 어렵지만, 한 번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우리의 삶을 가장 따뜻하게 바꾸는 힘이 된다.
사랑은 참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랑을 믿는 이유는 사람이기에 가능하고, 사람이기에 아름답기 때문이다. 사랑을 원하는 당신에게 조심스레 말하고 싶다. 당신의 마음 그릇에 자연스럽게 담기는 사람.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그런 인연을 품게 되길...
오늘도 글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