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낸 사람에게 건네는 기록
운전을 하다가 문득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 어떤 문장 하나가 스쳐 지나갔던 것 같은데, 책상 앞에 앉으니 기억은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잠시 ‘그냥 오늘은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마음이 움직였던 그 순간을 외면하고 싶지 않아, 이렇게 아무 말이나 적어 내려간다.
요즘 나는 영어를 공부한다. 아직은 고구마 한 봉지를 그대로 삼킨 듯 답답하지만, 아주 작은 변화가 느껴질 때가 있다. 늦은 나이에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한데, 동시에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시절을 나는 얼마나 가볍게 지나보냈는가. 학창시절 말이다. 그 시절이 종종 그리워진다.
금주 44일째. 사실 뒤돌아보면 긴 시간도 아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오는 동안, 작게나마 나를 속이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남들은 속여도 나만큼은 속일 수 없다는, 아주 단순한 진실 하나. 그게 요즘의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든다.
요즘 생활은 놀라울 만큼 단조롭다. 만나는 사람도 없고, 약속도 일부러 잡지 않는다. 연말의 몇 가지 모임이 조금 신경 쓰일 뿐이다. 그럴 때면 코카콜라 블랙라벨을 떠올린다. 술을 대신해 자리를 지켜준 탄산의 존재. 매일 500ml씩 마시는 이 작은 습관이 어쩌면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나누는 경계일지도 모르겠다.
지난주는 유난히 마음이 가라앉았고, 이번 주는 아직 화요일임에도 고요하다. 인생이 길든 짧든, 하루는 지나간다는 사실이 요즘은 조금 위로가 된다. 때로는 변덕이 찾아와 나를 흔들겠지만 지루함은 종종 성장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아마 나는 지금, 아주 천천히 여물어지는 중일 것이다.
2025년도 이제 20일만 지나면 과거가 된다. 그 시대를 무탈하게 통과해온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스티브 잡스보다 내가 조금 더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에게 없던 ‘삶’이 지금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쌓아도 살 수 없는 그 하루를 나는 오늘도 살고 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의 삶에 조금 더 당당하게 서 보자.
당신과 나는, 기적처럼 이어지는 하루 속에 살고 있다.
두서 없이 흘러나온 글이지만
오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오늘도 글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