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은 오해
나이든 분에게 반말하는 건 극혐이다.
며칠 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내 삶을 관찰하며 인터뷰하는 형식의 촬영이었다. 일상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는 방식이었기에, 특별히 연출을 하지 않고 평소처럼 행동했다. 그런데 촬영 중 함께 오래 근무했던 나이 든 이모님께 말이 다소 짧게 반말 형태로 말하는 장면이 찍혔고, 영상이 공개된 후 댓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나이 든 분에게 반말하는 건 극혐이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그 이모님과는 오랜 시간 함께 일해왔고, 서로 편한 관계였다. 일상적으로 나누던 대화였고, 무례하게 대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영상 속 짧은 장면만 본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
인터넷에서 우리는 단편적인 장면을 보고 판단할 때가 많다. 누군가의 삶을 전부 알지 못한 채 일부만 보고 해석한다. 때로는 그 해석이 정확할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오해가 섞여 있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의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고 쉽게 판단했던 적이 있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 이모님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에 서로의 수고를 인정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관계였다. 남편분이 큰 병에 걸려 마음고생이 심한 터라, 촬영에 담지는 못했지만, 걱정과 따뜻한 위로도 건넸다. '이모 무슨 일 생기면 꼭 연락해?'라며...
이 댓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변명하고 싶어질 때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왜 이런 반응이 나왔을까?'를 고민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어떤 장면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그리고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과 실제로 전달된 것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하나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시선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지만, 내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지는 내 안에 남는다.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짜 관계가, 그리고 내 삶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다시 한번 '어떤 모습이 어떻게 보일 수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평소 존중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지만, 그게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점을 짚어 주신 분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를 향한 따끔한 지적이 아니었다면,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때때로 우리가 던진 한 마디가 누군가의 태도를 바꾸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도 그렇게 배우고, 또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기까지다.
오늘도 글 쓰는 재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