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지옥의 시작

루틴의 설계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by 검마사

누군가가 말했다. 작가에게 있어서 퇴고는 지옥이라고 했다. 퇴고란 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는 것을 말한다. 퇴고가 끝나면 바로 독자와의 만남이 기다린다. 만약에 퇴고를 성의 없이 해버렸다면 독자들은 작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오탈자를 바로 잡는 것은 기본이요, 문장에 어색한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든 자료들이 정확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첨부한 이미지나 인용구에 대한 저작권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그야말로 책을 받아보는 독자의 입장으로 모든 것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전자책이었다면 이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전자책의 경우는 출간 후에도 작가가 수정하여 재등록을 할 수도 있기에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종이책의 경우는 다르다. 한번 인쇄를 하면 모두 매진이 되어 다음 판본을 찍기 전까지는 현재의 내용을 유지해야 한다. 1쇄에 치명적인 오타가 있다면 1쇄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답답함을 견뎌야 한다. 독자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보고 또 봐야 한다. 여기서 도움이 되는 것은 주변 지인들이다. 글을 쓴 작가는 오타를 잘 발견하지 못한다. 자신이 쓴 글에서 오타를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편집팀에서도 봐주긴 하지만 100% 믿을 수는 없다. 그들 역시 모든 원고를 꼼꼼히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 도움이 되는 것이 글을 쓰는 지인들이다.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오탈자가 잘 보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퇴고를 마무리할 즈음에는 믿을만한 지인이나 가족에서 전체적으로 원고를 살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오타를 막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사실 오타는 퇴고의 어려움 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퇴고가 힘든 것은 출판사 편집팀에게 지적을 받은 부분을 고쳐야 하는 점이다. 아무리 글을 많이 쓴 작가라고 해도 매일 글을 보고 편집하는 출판사 관계자들에 비하면 아마추어나 다름없다. 내용을 떠나 문장의 구성이나 단어의 올바른 사용을 보기 때문에 작가가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글도 지적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 역시도 퇴고를 시작하는 순간 많은 지적을 받았다. 평소에 내게 이런 습관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됐다. 블로그나 SNS에서 자주 사용하던 말투가 책으로는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첫 번째 피드백이 왔을 때는 그래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두 번째 피드백을 받는 순간 머리가 아득해져 왔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체크가 된 수많은 수정사항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지옥이 열렸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전 18화계약 이후의 마음가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