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글쓰기로 시작한 두 번째 인생
글로 쓰는 자유
시작은 블로그 글이었다. 블로그에 매일 포스팅을 하면서 글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나만 보는 글을 썼다. 회사에서 작성하는 보고서는 목적을 가진 딱딱한 글이었다. 잠시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그냥 꿈이었을 뿐이다. 아무런 목적도 목표도 없었다. 그저 소설가가 되면 멋지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노력을 하지 않으니 제대로 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소설가의 꿈은 스쳐 지나갔다. 그때만 해도 알 수 없었다. 나이를 한참 먹고 난 이후에 글을 쓰게 될 것임을 말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평소의 내 생활 패턴이었다면 글을 절대 쓰지 못했을 것이다. 마침 회사일이 어려워졌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멀어지던 중이었다. 허전한 마음을 채울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신기하게도 이 틈을 글쓰기가 메워줬다. 글을 쓰면서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새로운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글을 잘 쓰게 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어색하고 부족한 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을 읽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 글을 읽은 독자들과 글로 소통하는 것이 너무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게 된다.
글쓰기로 시작한 새로운 인생이다. 과거에는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생각을 글로 쓰는 것에 더 큰 재미를 느낀다. 부족한 글이어도 상관없다. 쓰고 또 쓰면 볼만한 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어딘가에서 술을 퍼마시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원망하며 자책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글은 나를 구원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글을 쓰고 있는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다른 잡생각이 들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