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난 등산을 즐겨하지 않는다-
뭐든 시작하면 터무니없는 오기로
내가 나를 고달프게 한다.
세상만사 쉽게 되는 것은 없기에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에 도달하지 못할 때
상실감은 일상에 더 큰 박탈을 던져준다.
알이 배기고 몸져누워 동굴 속으로 들어가
그러다 그러다 지쳐 고픈 배를 못내 달랜다.
천지의 기운을 받겠다 디딘 백두산,
장백산이란 낯선 이름 앞에 주춤하다
웅장함보다 예쁘단 생각이 들었다.
모진 풍파 다 지내고 태연히
그 자리에 그리 있음이 그저 어여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