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닝과 재회
오늘로 벌써 다섯 번째 이러닝을 맡았다.
처음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전하는 말 한마디, 자료 한 줄이 누군가의 현장에 닿는다는 것. 그 무게가 두려우면서도, 그래서 더욱 진심을 담았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렀고, 이러닝 개발은 계속되었다. 이제는 한두 번 해본 사람이 아닌, 다섯 번째 이러닝을 맡은 강사가 되었다. 경력이 쌓였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자주 마음을 다잡게 된다. 익숙함이라는 이름 아래 자만하지 않도록, 겸손을 기본으로 삼으려고 한다.
사실 이번 일정은 숨이 턱 막히도록 바빴던 시기에 예정되어 있었다. 에세이 투고와 마감이 겹쳤고,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던 찰나였다. 그런데 마치 누군가의 배려처럼 일정이 미뤄졌다. 덕분에 나는 책을 다듬고,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투고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출판사에서 원고를 검토하는 그 시간을 나는 다시 이러닝과 함께 채워가고 있다. 잠시 멈춰 섰던 마음이 움직인다.
요양보호사 법정 직무교육은 매년 반복된다. 오프라인으로 10년 넘게 해오던 강의를 잠시 쉬었는데 이제는 더 많은 분들을 찾아갈 수 있는 이러닝으로 만나다. 직무교육은 매년 반복 안에서도 늘 새로운 다짐을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정이라 할 때 마다 에너지를 요구했다. 변화된 제도, 달라진 현장, 그리고 무엇보다 늘 간절한 마음으로 교육을 듣는 누군가의 삶. 그래서 이 강의는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는 것이다.
이번에는 15강 전체를 혼자 구성하기로 했다. 계획을 세우고, 목차를 짜고, 필요한 메시지를 정리하는 일. 단지 기술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이러닝을 통해 마음까지 전해보고 싶다. 현장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손길에, 조금의 용기와 확신을 더해주고 싶다.
나 역시도 어떤 일을 하는 과정마다 흔들림과 마주했었다. 아무리 굳센 다짐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변심앞에 무릎을 꿇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그때 마다 목적과 방향이라는 초심을 꺼내며 여전히 이 길을 걷고 있다. 그런 나의 마음도 이번 이러닝에는 담으려 한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부족한 사람이다. 다섯 번을 해도 늘 처음처럼 긴장되고, 준비하면서도 내가 놓친 게 있을까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그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는 순간, 나를 붙드시는 손길이 있다.
기도가 그렇다. 날마다 같은 말을 반복해도, 그날의 간절함은 다르다.
이러닝도 그렇다. 다섯 번째지만, 나는 오늘도 처음처럼 간절하다.
오로지 나는 기도할 뿐이다.
결과는 늘,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모습으로 주님께서 이끄신다는 것을 안다.
내가 준비하는 이러닝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실천이 되고, 살아 있는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내 목소리와 문장이 나 아닌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 하나면 충분하다.
이러닝이 끝나는 날, 지금보다 한 치 성장한 나를 만나게 될 것을 알기에 오늘도 그 믿음 안에서 한 발을 내딛는다.
다섯 번째, 그러나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