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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울 Dec 30. 2023

출판사 편집자로부터 존중 세례를 받는 중이다.

2022년 에세이 형식의 자기 계발서를 출간했다. 지망생의 글자를 떼어 내고 출간 글자를 붙여 당당한 출간 작가가 되었다.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 준 출판사에게  감사한 마음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동일하다. 평생 감사한 사람을 나열해 보라고 하면 나에게 출간 제안을 하셨던 편집자를 적을 것이다.     


인스타 그램 DM으로  출간 제안을 받았던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가슴 한편을 두근거리게 할 만큼 격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편집자와 주고받은 내용은 오타 검열과 표지 선택에 관한 의견 정도였다.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초보 작가는 두 번째 출간 제안을 받았다. 이번에는 책이 아니라 요양보호사 시험을 도와 줄 문제집 집필이다.


 16년 강의 경력을 가진 나에게는 이 경력을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2023년 1월에 계약을 하고 집핍을 시작했지만 2024년 요양보호사 교육과정 개편이 예고되어 있었기에 전진이 아닌 멈춤을 해야만 했다. 교재가 모두 변경되니 문제도 당연히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멈춤을 선택하는 것과 어쩔 수없이 멈춤을 해야만 하는 것은 다르다. 다시 시작 버튼을 누룰 수 있는 것도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구간을 지혜롭게 잘 견뎌왔고 드디어 편집만 남아있다.     


오늘은 편집을 하며 마주했던 감정들을 글 속에 담아두려고 한다.   

  

"강사님, 메일 한 번 확인해 주시겠어요? “     


"강사님, 이것도 부탁드립니다. “     


"강사님,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어떠세요? “     


편집 팀장님이 아주 많은 질문세례를 던지고 계신다.     

     

 답과 해설의 위치를 어디에 두어야 좋으실까요? 글씨 크기는 이렇게 해보려고 하는데 강사님 생각은 어떠세요? 내지 디자인을 먼저 만들어 봤는데 어떠신지 한 번 봐주시겠어요?  

    

등등  의견을 많이 물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서만 전문적으로 발행하는 출판사이기에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 두 번 만든 문제집이 아닐 테니 나에게 질문하는 모든 것들은 이미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을 알고 계신 베테랑일 겁니다.     


나야말로 문제집 집필의 초자이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이런 나에게 질문을 해주고 계신 상황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냥 알아서 해도 될 일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알아서 해도 될 일이지만 의견을 물어봐 주는 것은 문제집을 집필하는 강사이자 작가인 당신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담은 것이다.   

  

나는 삶 속에서 이런 생각들을 많이 중요시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이들의 한 끼 밥을 챙겨 줄 때도 질문을 할 때가 많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보니 김치볶음밥과 김치찌개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으로 하면 더 좋겠어? “    

 

이런 질문을 자주 하고 있다. 물어보지 않고 내가 그냥 해도 될 일이다. 그런데 먹는 사람에게 한 번 의견을 물어봐 준다는 것은 사소해 보이지만 아주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


 모두 '존중'이라는 것이 내포된 행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생각들 때문에 출판사 편집팀장님께 받는 질문들이 내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해가면서 문제집에 더 많은 애정이 생기고 있다.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할 몫이지만 이 문제들이 잘 쓰임 받기 위해서는 편집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책이 세상에 나와 출간되면 또다시 찾아오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약간의 '허무함'이 찾아온다. 첫 책을 출간하고 이런 감정 느꼈다.


 그 허무함을 조금 달래는 방법이 과정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일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배우고 깨닫는 것이다. 문제집 집필을 제안하며 찾아오셨던 그날로 다시 돌아간다. 그날의 감동을 한 번 회상하고 싶다.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이 2024년부터 바뀔 예정이어서 6개월 정도 멈출 수밖에 없었던 답답한 그날로 다시 돌아간다. 나 스스로 할 수 없는 멈춤과 마주했을 때 어떻게 그 구간을 견뎠는지 그 순간을 회상하고 싶다.     


밀어두었던 문제들을 개편과정에 맞혀 다시 재조정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며 견뎌야 했던 그날로 돌아간다.


마침표를 찍기 위해 숨이 턱까지 몰아치는 구간을 뛰어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순간을 회상하고 싶다.     


오늘 이 글을 통해 편집 팀장님으로부터 존중 세례를 받았던 날들도 기억 속에 담는다. 이 마음들이 또 다른 책을 집필하게 되는 날 귀한 경험으로 자리 잡게 될 테니까. 

  

책 출간을 멈출 생각은 없다. 어느 소중한 분과 나누었던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날까지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기간은 알 수 없으나 언젠가는 될 거라고 믿고 있다.

 멈추지만 않는 다면 어느 곳이든지 내 발걸음은 도달하게 될 거니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그날을 위해 집필 과정과 출간 과정들을 차곡히 쌓아두려고 한다. 어떤 누구도 무너트리지 못할 단단함은 밖이 아니라 온전히 내면에서만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늘도 는 단단함을 위해 글을 남긴다.    

 

출간될 문제집 내지 디자인

유선배는 "유튜브 선생님께 배우는 요양보호사"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문제집 출간을 위해 새로운 계정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었다. 브랜딩 결과에 따라 문제집 제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닉네임 "너울샘"이 표지 제목에 쓰일 예정이다. 모든 순간이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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