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별곡 - LA 1편

우리의 히어로 다니엘.

2박 3일 엘에이 출장.

첫 우버 아저씨는 다니엘 씨.


I like helping people.

I don’t care if they pay me.

Don’t care.

I just help, it makes the society better.

전 사람들 돕는 게 좋아요.

돈 주든 말든 상관없어요.

상관없죠.

그냥 도와요. 사회가 더 좋아지니까요.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을 보니

엘에이 특유의 야자수 풍경이 펼쳐졌다.


다니엘과 이야기할 때 보였던 야자수들


세상 대다수 80-90%는 good people 이라는

말에 서로 동의하며 수다를 떨던 우리.

다니엘이 이야기 한 가지를 꺼냈다.



다니엘:

한 번은 어떤 우버 고객이 병원에 가서 보호자를 해달라는 거예요. 네? 뭐라고요? 라고 물었더니, 가족도 없는데 오늘 눈 수술을 받는대요. 3시간 수술이라 처음에 가족 연락처를 등록하고 끝나면 동행해야 한대요. 다른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500불 요구했대요. 저도 시간당 먹고 사니까 고민했지만 딱해서 그냥 100불만 달라고 했어요.


오 그랬군요, 좋은 일 하셨네요.


다니엘:

그런데 재밌는 건 이거예요. 병원에 내려드리고 주차장에서 기다리는데 전화가 왔어요. 새라 씨 아들입니까? 순간 그 할머니 일이라는 느낌이 왔어요. 네, 제가 아들이에요. 새라 씨 수술에 필요하니 약국 가서 약 좀 받아오세요. 좀 고민했지만 ‘네’ 라고 말하고 약국에 갔죠. 그곳의 약사는 저에게 Are you sure that the lady is your mom? (네 엄마 맞아? 확실해?) 네, 맞아요. 이 질문이 5-6번 오갔어요. 사실 새라는 흑인이고 저는 멕시코 사람이거든요. 뭐 그런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 넘어가는 듯했어요.


다행이네요, 잘 해결 됐어요?


다니엘:

아니요. 그다음에는 할머니 last name 을 물어보는 거예요. 당연히 저는 모르죠. 그래도 약은 받아야겠고, 그냥 바보인 척 연기했어요. ‘아…지금 엄마가 수술해서, 나는 정신이 없다. 라스트 네임이 기억 안 난다.’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바보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광경이었죠. 의료법 때문에 가족임을 체크하는 과정에 제가 딱 걸린 거예요. 그냥 계속 바보인 척하고 수술 빨리 가야 된다고 사정했어요. 한참 실랑이 후에 할머니가 쓴 전화번호가 제 것인 걸 확인하고는 약을 줬어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190cm 의 거구가 ‘엄마 이름이 생각이 안 나요. 빨리 약 주세요’ 라고 말하는 바보가 된 모습을요. 하하.


하하, 그렇네요.

정말 긴박한 상황이었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다니엘:

수술은 5시간 걸렸어요. 다행히 수술은 잘 됐고 댁으로 다시 모셔다 드렸죠. 이제 할머니 눈도 잘 보이고, 저도 바보인 척 안 해도 되고 모두 해피합니다, 하하.


와 그랬군요, 다니엘 씨가 진짜 히어로네요.


다니엘:

아 아니에요. 도와드릴 수 있어서 제가 더 감사했어요.


박사 논문 쓸 때 친구로 지냈던 다른 다니엘이 생각났다. 실은 논문 참가자 중에 주인공이기도 했던 멕시코 친구였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하 그랬군요, 사실 이제까지 제가 만나 다니엘들은,

저를 포함해서,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Are you sure this lady is your mom?


이 말 들었을 때 얼마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는지 하하.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죠.


어, 호텔 여기 맞죠?


반가웠어요 존!

엘에이에서 좋은 시간 보내세요!



네, 무차스 그라시아스 다니엘!

.

.

그렇게 엘에이 출장 첫날은

감사하고 좋은 기분으로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