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들에 대하여
하늘을 구경하는 일은 생각보다 즐겁다.
그저 고개를 들고 바라보기만 하면 되지만,
그 속에서 발견되는 풍경은 언제나 새롭고 다채롭다
하늘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흐린 날의 하늘은 수없이 다른 표정을 짓고,
비가 오는 날도 똑같은 장면은 단 한 번도 없다.
가만히 내리는 날도 있고, 세차게 쏟아지는 날도 있다.
맑은 하늘조차 그렇다.
구름 한 점 없이 말 그대로 ‘쾌청한’ 날이 있는가 하면,
희미한 구름이 흩어져 있어 더 깊은 색을 띠는 날도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구름이다.
어떤 날은 처음 보는 모양이라 신기하고,
어떤 날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이 느껴진다.
하늘이 입는 구름의 옷은 매일 달라지고,
그 변화무쌍한 모습이 늘 나를 멈춰 서게 한다.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생각이 든다.
“나도 하나의 모습만을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겠구나.”
우리는 종종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찾으려 애쓴다.
하나의 성격, 하나의 역할, 하나의 길.
하지만 하늘은 어떤 옷을 입더라도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비구름을 걸쳐도, 하얀 구름을 흘려도,
그것은 여전히 ‘하늘’이다.
그래서 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좋아한다.
잘 보이지 않는 날이라도,
그 안에는 여전히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밤하늘은 밤하늘대로 아름답고,
한낮의 하늘은 한낮대로 따뜻하다.
그리고 구름 한 점만 떠 있는 하늘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묘하게도 위로를 받는다.
“이렇게 다양해도 괜찮구나.”
“늘 같은 모습일 필요는 없구나.”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결국
나 자신을 바라보는 일과 닮아 있다.
매일 다른 옷을 입는 하늘처럼,
나도 매일 다른 표정으로 살아가도 괜찮다는 걸
조용히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하늘은 어떤 날엔 흐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 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의 마음도, 하루하루의 시간도 그렇다.
때로는 맑고, 때로는 흐리고,
어떤 날에는 폭우처럼 쏟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다 ‘하늘’이듯,
그 모든 나도 결국 ‘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이 입은 옷이 어떤 모습이든,
그저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바라보는 그 시간이 좋다.
흐려도 좋고, 맑아도 좋다.
하늘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