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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dhope Nov 24. 2023

Welcome to Yosemite!

꿈에 그리던 요세미티 입성! 요세미티에서 첫날 밤



요세미티를 간다는 생각에 약간 떨렸을까?

이상하리만큼 긴장된 탓에 비행기에서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요세미티 갈 생각만 했다.


13시간 남짓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니, 미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미국의 독특한 냄새를 맡으며 입국장으로 향하는 길은 한국과 사뭇 달랐다. 

'드디어 내가 미국에 온 건가?'



떨렸던 입국 심사는 너무도 쉽게 통과되었다.

질문하는 게 귀찮았던 건지, 우리 팀은 아무런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연스레 통과되었다.

혹시나 하고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갔는데 무용지물이었다. 그래도 좋네!


배낭을 찾고 공항을 나서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렌터카 회사로 향하는 것이었다.

렌터카를 찾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는데, 생각보다 버스 정류장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많은 짐을 이리 저리로 카트 끌며 여러 외국인에게 물어보았지만, 너무 빠른 대답에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얼떨결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렌터카 회사로 이동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렌터카 회사까지는 셔틀버스로 10분 정도 이동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렌터카를 찾기 위해 폭풍 영어를 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었다.

한 손에는 구글 번역기 앱을 켠 핸드폰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렌터카 예약증을 들고 카운터로 향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렌터카를 예약하고 방문했고 사전에 비용도 모두 지불한 상태였다.

그래서 무난하게 렌터카를 수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운전자는 1명만 등록되어 있는 상태였다. 운전자 한 명을 추가로 등록하려고 하니 약 40만 원에 해당하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보니 대부분 미국 렌터카 업체에서는 한 명의 운전자만 포함되어 있는 금액이었다.)

머리가 지끈 거렸지만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운전자 한 명을 더 등록하기로 했는데,

직원이 자꾸만 더 큰 차를 추천하면서 '조금만 더 돈 내면 너희는 큰 차로 편하게 다닐 수 있어'라며 설득하는 것이었다. 나는 돈이 없다는 것을 어필하며 보증금까지 지불한 후 무사히 차를 수령했다.


짐이 많은 탓에 트렁크에 테트리스하며 배낭을 차곡차곡 쌓아 나갔다.

주요 운전자는 아버지와 삼촌이 하기로 하고, 나는 간간히 운전하기로 했다.






출발과 동시에 우리에게는 또 다른 난관이 찾아왔다.

미국의 신호체계는 한국과 달라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몇 번 당황했지만 다행히 이 또한 지나갈 수 있었다.







요세미티로 향하기 전에,

LA에서 한인마트에 들러 필요한 식료품을 구매하고, REI에서 자일과 홀백을 보기로 했다.


공항 근처에 위치한 한인마트에서 점심으로 때울 김밥과 한국인의 주요 양식인 김치, 그리고 조리 용품을 구매했다. 이후에는 REI(미국 아웃도어 장비 체인점)에 들려 버너와 칼 등 필요한 제품들을 구매했다.

물건들은 다양하게 많이 있었으나, 우리가 찾는 자일과 홀백들은 없어서 요세미티 내에 위치한 장비점에서 마저 구매하기로 했다.



REI를 잠깐 소개하자면, 큰 규모의 아웃도어 제품들을 판매하는 체인점이다.

산악 관련 장비 및 의류뿐만 아니라 사이클, 스쿠버와 관련된 제품들도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요세미티 커리빌리지에 위치한 장비점에서도 필요한 장비들을 구매할 수 있겠지만, REI보단 조금 비싼 편이다. 그러니 REI에 들려 필요한 제품들을 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주로 구매한 물품은 버너, 비상식량, 다용도 칼과 에너지 겔 및 바를 구매했다.

종류도 많아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자일이 필요했지만 대부분 9.5mm 이상의 두꺼운 자일만 판매하고 있어, 구매하지 않았다.






필요한 물건들을 다 산 후에야 LA에서 요세미티로 출발할 수 있었다.

LA에서 요세미티까지 차로는 5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휴게시간을 포함하여 우리 팀은 7시간이 걸렸다.

샌프란시스코는 4시간 정도 소요되니 LA보다는 이동하기 더 좋을 듯싶다.



아버지와 나는 밥을 안 먹는 게 익숙해,

이 날도 점심을 스킵하고 빨리 이동하려고 했으나 삼촌이 맥도널드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고 제안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 겸 저녁으로 맥도널드를 주문해 먹었다. 역시나, 미국 햄버거는 크기부터 다르다.



이동하는 와중에 잠도 안 오니 바깥 풍경을 구경했다.

풍경을 구경하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들에 '내가 미국에 온 게 맞는구나'하고 실감이 났다.



생각보다 요세미티까지 향하는 길은 꽤나 멀었다. 6시간 정도 달리니 요세미티 근처에 도착했다.

잠깐 차에서 내려 사진도 찍었다. 



우리가 요세미티에 입성하기 일주일 전만 해도, 날씨가 좋지 않다고 전해 들었다.

비도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계절에 비해 쌀쌀한 날씨였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선선한 날씨에 하늘도 맑아 좋았다.



요세미티 통행 입구 도착


요세미티 국립공원 직원들은 대체적으로 16:30경에 퇴근을 한다. 그래서 요세미티 통행 입구에는 직원이 퇴근해 없는 경우가 많아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시즌이라 그런지 늦게까지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서 우리는 입장료를 지불해야만 했다.



국립공원마다 입장료가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30~35 정도이다.

요세미티에 오래 머무르거나, 다른 국립공원도 방문할 계획이라면 1년 Annual Pass 권 $80을 끊는 게 더 합리적이다.


입장권을 끊고서 차 앞 문 유리에 두고, 들어갔다.

입구를 지나서도 꽤나 구불구불한 길을 20~30분 정도 들어서야 요세미티 밸리가 나타난다.



이때가 저녁 8시임에도 밝았는데, 요세미티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조금씩 해가 저물어갔다.



보라색과 핑크색이 섞인 하늘색은 얼마나 예쁜지, 아직도 한참 가야 하지만 계속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춰 섰다.




요세미티 밸리로 내려가는 길에 Tunnel View에서 노을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Tunnel View는 요세미티 내에서 인기 관광지 중에 하나인데, 

터널을 지나자마자 멋진 뷰가 펼쳐지는 곳이라서 이름이 터널 뷰!이다.





좌측엔 El cap, 중앙에는 Half Dome, 그리고 Bridalveil 폭포까지 보이는 장소로 인기 관광명소이다.






저녁 9시가 넘어서야 캠프 4(CAMP 4)에 도착했다.

어떻게 체크인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캠핑장을 헤매고 있었는데, 친절한 노인 한 분이 알려주셨다.

(나중에 나도 헤매고 있는 다른 관광객에게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관리 사무소 앞에 붙여진 종이에 우리가 배정받은 캠프 사이트를 확인하고, 텐트를 쳤다.

자기 전에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조리 준비를 하는데, 등반을 마치고 내려온 석주 오빠와 지은 언니를 만났다. 언니와 오빠는 일찍 내려올 예정이었는데, 생각보다 하산이 고되 이제야 캠핑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삼촌은 저녁을 준비하고, 나는 먼저 샤워실로 향했다.

샤워실 앞에는 사람들이 많아 30분 넘게 기다려 샤워를 마칠 수 있었다.

샤워 순서를 기다리며 만난 내 또래의 Joe라는 영국 친구도 클라이머라고 했다. Joe는 친구와 함께 놀러 왔는데, 친구가 클라이밍을 할 줄 몰라 여기서 파트너를 구해 등반 다닌다고 했다.

타지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 같이 클라이밍을 즐긴다는 것은 나에게는 어려운 일인데, 여기서는 꽤나 흔한 일이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다. 

내 영어실력이 짧아 깊게 대화를 나누지 못해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거운 대화였다.


샤워를 다 하고 뒷정리도 마치고 보니 어느새 밤 11시가 다 되어갔다.

머리를 말릴 수도 없어 축축한 채로 텐트 속에서 잠을 청했다.


앞으로의 등반들도 기대되고,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설렘 반 걱정 반을 지닌 채, 

내일 캠프 4 체크인부터 무사히 마치자고 생각하며 단 잠에 빠져들었다.


CAMP 4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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