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담 Oct 21. 2021

찌라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OO사업부 구조조정 후 매각, 위로금 500+a"

사내 메신저로 요새 이러한 찌라시글 들이 돌고 있다. 사실 어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약 10년 넘게 회사생활을 하며 이런 찌라시를 몇 번 겪어봤기에 심적 흔들림은 덜하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촉각을 곤두 세우게 되는 측면은 있다. "야 찌라시 받은 거 없어?" "없어, 받으면 보내줄게" 사내 메신저 단톡방에는 사람들이 이런 대화를 주고받느라 분주하다.


 찌라시는 왜 만들어지는 걸까?

사실 그전에 찌라시는 팩트일까? 여태껏 이런 찌라시가 있어왔지만 팩트로 증명된 찌라시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익명성에 기댄, 누가 최초 유포했는지도 모르는 찌라시가 돌 수록 사원들의 마음은 뒤 숭숭해진다. 실제로 요 며칠 전에 OO사업부가 다른 회사에 매각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사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이후였기에 더더욱 사원들의 동요가 심한 것 같다. 과연 그 찌라시를 만드는 사람이 어쩐 일로 고급 정보를 흘리는 것인지, 아니면 팩트가 아닌데 즐기는 것인지를 나는 잘 모르겠다.


 찌라시라고 웃어넘기지만은 못하는 이유는?

찌라시의 대부분 내용을 살펴보면 보통 매각, 구조조정, 성과급 등 '나'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하여 부정적인 콘텐츠가 돌고도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우리는 '정말 저대로 되는 건가?' '나는 희망퇴직을 할 때 그러면 돈을 받을 수는 있는 건가?' 하는 불행 회로 및 행복 회로를 모두 돌려보게 되어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찌라시는 찌라시일 뿐, 이라고 하지면, 희망퇴직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찌라시에 적힌 '보상금'이나 '위로금'이 꽤나 구미에 당기는 제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속한 사업팀이 매각 혹은 안 좋은 조건의 자회사로 설립이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인 거 같다.

1) 그래도 이만한 데 없어, 존버

2) 우선 위로금 받고 매각 혹은 자회사로 전입 후 이직 준비

3) 그전에 퇴사

마지막 케이스는 나는 선택하지 않을 것 같고, 아마 2) 번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위로금 받고 다른데 가면 괜찮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머릿속에 잠깐 가져보았다.


 다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 해도, 우리네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중요한 콘텐츠 인지라, 오늘도 파닥파닥 낚여서 사내 익명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떡밥 '구조조정 찌라시'가 퍼졌던 하루였다.

이 또한 몇달 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나의 Memory에서 휘발되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신입 사원이 예쁨 받는 비결 (Feat. 평가일타강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