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사원이 예쁨 받는 비결 (Feat. 평가일타강사)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안녕하세요. 신입사원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매년 10월 말이 되면 사무실에 메아리가 울려 퍼진다.
"책임님, 부서 배치받을 때에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요?" "응, 보통 첫날은 정장을 주로 입는단다" "큰일 났네, 교육 기간 동안 하도 술을 먹어서 살이 쪘는데" 나는 10년 전 이런 고민들을 했던 거 같다. "어서 와 이름이 뭐라고? 네, 박종화입니다." "박, 박 뭐?" 긴장 풀라고 농담해 주시는 선배들의 농담에 더 경직되기만 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신입사원' 이였던 것이다.
사실 신입사원에게 큰 걸 기대하는 회사 자체가 욕심이 많은 것이다.
경력사원과 다르게, 신입 사원은 뽑아서 키워 쓰기 위한 사람들로 스포츠 용어로 '실링' 높은 사람들을 주로 뽑기 때문이다. 당장의 퍼포먼스는 낮을 수 있어도, 1년 2년 시간이 갈수록 더 성장할 사람들을 선발한다는 의미다. 입사 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내가 겪은 신입사원 후배들에게 항상 해주는 세 가지 사항에 대해 공유해 보려고 한다.
1. 업무에 대한 자세
"괜찮아, 편하게 해"라는 말을 선배들이 자주 할 텐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업무 외'적인 인간관계를 말하는 것 일 것이다. 사실 선배들 중에 신입사원을 맡아 대단히 귀찮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일을 덜 주는 것도 아니다. 업무를 함에 있어 '편하게' '대충'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주 안 좋은 인상을 팀 동료들에게 남길 수 있으니 조심하자. 입사하고 나서는 정말 큰 업무를 안 줄 것이다. 그것을 못하는걸 선배들은 다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엑셀 취합 업무를 한다던지, 부서 비품 및 간식을 구매하는 허드렛일부터 방화벽등 약간 진보된 단순 작업들을 진행 함에 있어, '누가 이 간식을 먹는 사람들이지? 나이대는?' '어느 PC에서 어느 서버 간 방화벽 해제지? 혹시 레퍼런스 메일이 있을까?' '취합을 했는데 누락자가 있네, 체크해 두었다가 사수에게 보고해야겠다' 등 업무를 시킨 사람과 본인이 업무를 수행했을 때 영향을 받을 사람들 모두를 체크해서 영향도를 고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물론 잘 안 되겠지만 하다 보면 금방 능숙해지며 업무에 속도감이 붙고 정확하게 처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선배들은 안다. 이런 작은 것들을 남다르게 처리하는 사람을 더 예뻐하며 많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2. 웃고 인사하자
"당신이 들어온 회사입니다. 죽기 살기로 버티십시오"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해봤다.
하지만 팩트가 맞다. 신입 사원이라도 어엿한 사회인이며, 프로페셔널의 여정으로 가는 시작점에 서있는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회사의 배지 및 명함 등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아닌 회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힘든 일을 버티던 사람들이 점차 그 환상이 깨지면서 짜증도 늘고 표정도 많이 어두워지는 후배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당연한 일이다. 일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에서 가치 있게 보고 있다는 점 이므로, 너무 낙담하지 말자. "매일 행복하진 못하더라도, 매일 웃을 수는 있습니다." 내가 항상 머릿속에 넣고 의식적으로 혼잣말하는 문구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무리 슈퍼 신입 사 원급이라 하더라도, 메이저 업무를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즉, 아무리 힘들어도 조직은 '견뎌 낼 정도의 업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힘들어도 웃고 넘기다 보면, 좋은 평판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평판이 따라오면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3. 요약하는 연습을 하자
"김한국 씨, 오늘 회의록 좀 작성해 주지?"
신입사원 및 막내 사원들에게 항상 애증과도 같은 회의록 작성, 하루에도 몇 번씩 회의를 하는 정말 회의감 느껴지는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막내 사원을 탈출 한 이후 회의록 작성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 "김한국 씨, 오늘 회의 어땠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팀장님이 김한국 씨를 불렀다. "네 팀장님, 강대리와 김 차장이 같이 회의실에 들어갔고요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주저리주저리" "아 한국씨, 요점이 뭐야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상상이 가시는지, 그렇다. 팀장님은 요점만 듣고 싶은 것이다. 나도 팀장이 되기 전까지 몰랐다. 팀장이 되면 위로 보고하러 끌려 다니느라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신입사원 김한국 씨는 '자신의 관점'에서 팀장님께 보고를 올렸던 것이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한두 줄로 요약하는 연습을 해보자.
"네, 팀장님, 두줄로 요약드리면 오늘 고객사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서버 to 서버 연동 제외 이슈 없다는 말을 하셨고, 나머지 테스트 결과를 메일로 보내니 픽스 일자를 회신해 달라 말씀하셨습니다."
어렵다. 분명 어렵지만, 요약하는 연습을 통해 나에게 업무 요청을 한 사람의 진위와 현재 흘러가는 콘텍스트를 정확히 캐치하는 연습을 하자.
앞서 언급한 세 가지는 각각의 산업 도메인 전문 지식이 아닌 공통적인 부분에 대한 나의 조언이다.
회사 생활은 학교처럼 시험 한방으로 우열을 가르는 곳이 아니다. 그렇기에 하루하루가 쌓여 그 사람의 평판이 되고 그것이 무기가 된다.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우리 많은 후배님들의 건승을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