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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Feb 12. 2024

혼자 다 해낼 수 없다

 입사하여 한 해 두 해 시간이 가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들은 '주니어'라는 직급에 도달한다.

회사들 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입사한 후 3년 여가 지나면 대리 혹은 선임이라는 사내 등급을 부여하며 진급축하를 해 주곤 한다. 물론,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대리 직급을 없애 사원 및 선임 체류 연차만큼 도달하면 '시니어'라는 과장직급에 대한 승급심사가 존재한다. 하지만, 오늘의 포스팅에서 그걸 다룰 계획은 없다.


 주니어가 되었다는 것은, 회사 입사 후에 근로자가 어느 정도 조직생활에 적응도 되고, 업무적으로도 퍼포먼스를 낼 시점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이때부터 'OO 담당자' 등의 역할 부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오늘은 앞서 이야기한 주니어 직급에 도달하였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 봉착 시,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빛담 프로는 현재 입사 3년 차이며, 백엔드 개발만 해온 개발자이다. 주니어로 진급을 하며, 작은 프로젝트의 업무 리더로 역할이 바뀌었다. 


A프로 : "빛담 프로. 어제 고객사에서 요청한 인프라 비용 개선안 검토해서 나한테 메일 보내줄래?"

B프로 : "빛담 프로. 이번주에 배포 나가기로 한 요건, 거기 추가 개선건이 하나 생겼는데 처리가능?"

C프로 : "빛담 프로, 모레 주간보고에 쓸 장표 중에 배포환경 개선건이 있어, 이것 좀 하나 그려줄래?"


 대리가 된 기쁨도 일시적이다. 이제 선배들이 봐주지 않고 업무를 '막 던지기' 시작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선배들의 생각은 무적의 논리 한 줄로 귀결되는 거 아닐까? 


"일을 많이 해야 일이 늘지~! 다 네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처음엔 진짜 나도 해보려고 했다. 나는 개발자이지만, 개발만 해서 먹고살 수는 없고, 계속 다른 영역으로 확장을 해 가며 업무 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은 같은데, 그렇지만 내 몸은 하나다. 퇴근도 해야 된다.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며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까?


 우선, 제목에도 적어놨듯, "혼자 다 해낼 수 있는 일은 없다."라고 스스로에게 계속 상기를 시켜 줘야만 한다. 아마 이 글을 보고 계실 독자분들은 주어진 일들을 '혼자' 최선을 다해 업무 요청을 한 상대방에게 회신해 줘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나, 꼭 '혼자'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업무 요청을 한 상대방은 "너를 통해 업무의 결과물을 받고 싶을 뿐이야"라는 의미이지, 그 결과물이 당신이 혼자서 만들던, 다른 상대방에게 도움을 구해 가져오던 크게 상관할바 아닌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일부 케이스 중에 업무를 요청한 사람 '본인'이 역량강화를 위해 직접 해주었으면 하는 업무 요청자도 분명 있겠지만, 극히 드문 케이스일 것이다.


 그렇기에 수도 없이 많이 들어오는 업무 요청 메일들에 대해, '혼자 애쓸 필요는 없다'라고 생각한다.


 위에 예시를 든 A프로 요청의 경우, 빛담 프로는 인프라 비용 개선에 대해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설사 알고 있다고 해도,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빙성이 없는 정보를 요청자에게 회신하는 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고 생각된다.


 필자 같으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것 같다. 인프라 담당자를 확인하여 그를 포함하여 업무 요청을 다시 회신하는 방법과, 본인이 엑셀 템플릿을 만들어 인프라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 내용을 채워달라고 하는 방법이다. 


 두 가지 모두, 업무 수행 주체는 '인프라 담당자' 일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는 그렇다. 향후 본인의 업무 범위가 넓어져 함께 챙기게 되는 경우, 프로젝트가 가진 인프라 현황을 파악해 직접 회신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무 담당자의 '리뷰'는 필히 받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작성한 회신자료가,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한 리뷰를 동료 혹은 해당 업무 담당자에게 조언을 받아 오류를 고치는 작업을 병행한다면, 요청자는 분명 당신을 '일잘러'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C프로의 요청도 마찬가지다. 본질은 본인이 잘 모르는 부분, 확실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담당자를 컨택해 그 사람에게 업무를 돌리든, 아니면 조금 더 책임감을 갖겠다면 본인이 자료 템플릿을 만들어 담당자에게 채워달라고 하여 그것을 회신하는 방법을 쓰면 된다.


 반면에 B프로의 요청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빛담 프로는 입사하고 3년간 개발업무를 해왔다. 나도 그렇고 타인들도 그렇고 이 업무에 대해선 빛담 프로가 '직접'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이런 경우 본인이 업무 범위를 먼저 파악하고 메일을 회신해도 되나, 여기서도 '동료 리뷰'가 사전에 먼저 들어가면 금상첨화다. 

 

 보통 팀은 혼자 구성되지 않는다. 반드시 2명 이상으로 구성이 된다. 사실 한 명으로 구성을 해두면 담당자가 휴가를 가버리면 그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해 줄 사람도 없으니, 조직이 멈추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본인이 업무 메일을 회신할 수 있는 능력과 위치가 된다 하더라도, 다른 동료에게 '리뷰'를 받는 습관을 들여보자. 


"D프로님, B프로님이 보내주신 개발 요건 추가건에 대해, 제가 생각할 땐 이렇게 생각하는데... 어떠세요?"

정도의 멘트면 훌륭하다. 


 아울러, 시간이 급해 본인이 먼저 회신을 해도 보통 문제는 없을 것이다. 본인이 해당업무의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럴 땐 '사후 통보'를 동료에게 해보자. 아래와 같이 말이다.


"D프로님, B프로님이 보낸 개발 요건 추가 건, 제가 우선은 된다고 회신했거든요? 크게 문제없겠죠?"

 이때 동료가 살펴보고 된다 안된다를 판단할 것이고, 정말 안 되는 일을 된다고 회신할 경우는 요청자에게 양해를 구하면 된다. 다만 양해를 구할 땐 가급적 빠른 시간에 해야 효과가 좋다. 시간은 점점 흘러 가고 있으니 말이다.


 위와 같이 본인에게 업무 요청이 올 때 사례를 들어 일을 분장하는 방법과, 동료에게 피드백을 구하는 과정에 대해 소개를 해보았다. 


 필자가 13년 정도 회사생활을 해보니, '사람'이 다 인 것 같다. 하찮은 것이라도, 동료를 설득하고 동료에게 양해를 구해 '함께' 의사결정을 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과,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해 그냥 남들 보란 듯 회신해 버리는 사람. 당신은 어느 사람과 일을 하고 싶은가?


 결국, '일 하고 싶은 사람'은 어느 조직을 가나 환영받는다. 그와 일할 때 내가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금일 이야기 해 드린 내용들을 독자분들께서 살펴보신 후, 조금이나마 담당자로서 업무 커뮤니케이션 간 시간을 절약하실 수만 있다면, 필자는 기쁘다. 


 다음 회사생활가이드 브런치를 쓰러 들어오는 날까지 독자 여러분들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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