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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Feb 10. 2024

라테(Latte)는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야

아직 막내인 거 같은데, 벌써 후배들이...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OOO입니다. 선배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부서는 오랜만에 젊은 피들의 목소리로 활력이 돈다. 올해 부서로 전입 온 신입사원 수는 단 6명, 그중 프로젝트 별로 한 명씩만 배정되다 보니 신입사원을 구경도 못하는 과제들도 부지기 수가 되었다. 이렇듯, 요새 신입사원들은 말 그대로 '귀한 존재'이다. 


 그들은 회사 입장에서는 나름 '준비된 인재' 이기도 하다. 필자 신입공채 때에는 IT 운영 개발 업무에 지원하더라도, 학부 전공이 전산계열이 아닌 사람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같은 분위기가 있었던 마지막 '낭만'의 시대였던 것이다. 그 당시 분위기는 비전공자를 뽑아, 회사에서 교육시키고 업무를 시켜보니, 전공자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라는 연구 결과에 따른 인력 충원이었었다. 사실 직원을 왕창 뽑을 땐 물불 가리면 안 된다. 일단 '될 놈'을 뽑아야 되는데, 전산 전공이라고 무조건 '잘 될'리는 없으니, 비전공자 까지도 입도선매하는 격이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물론, 전공은 회사 입장에서도 크게 의미 없다고 여기는 거 같다. 다만, 회사 내 업무수행을 위해 '코딩 테스트'를 입사 전형에 최전방에 배치하였기 때문에, 이를 통과하는 사람만이 회사에 입사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지원자 개개인들이 꽤나 IT직무 쪽에 관심이 있어 사전에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 한해 입사 기회를 주겠다는 말과 똑같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들은 어쩌면 우리 때보다 더 힘든 바늘구멍을 뚫고 이곳에 출근을 하였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IT 쪽에 대한 관심과 직무 적합도마저 선배들보다 나은 사람들도 비율로만 따지면 많지 않을까? 싶다. 

 어찌 보면, 그들의 사수가 될 선배들은, 본인들보다 더 능력 좋은 후배들 앞에 서야만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멘토의 입장으로서 신입사원에게 이야기해 주고 픈 두 가지를 오늘 주제로 가져와봤다.



<신입사원의 사수가 된 선배로서, 후배에게 멘토링할 때 가져야 할 마인드 셋 3가지>

#1, 프로로서의 마인드셋을 가르치자.

#2, 일에는 귀천이 없음을 가르치자.

#3, 위에 두 가지를 명심하자.


 첫 번째 마인드셋은,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아마추어로서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에서 학생신분으로 학업을 수행하던 마인드로는, 회사라는 곳에 들어와 가장 먼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바로 회사의 존립 목적에 대한 혼란인데, 그것은 회사는 철저히 '이윤 추구'를 위해 모인 사람들과 자원들의 집합이라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개개인들이 어떤 기술을 잘 쓰는지에 대해 HR부서 같은 곳에서는 꽤나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회계부서나 경영진 Level의 사람들이 보기에 별반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그들은 그저 직원들이 '돈을 잘 벌어오는가?'에 대한 고민만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필자가 다니는 회사의 대부분이 IT개발 및 운영인력으로서 제조업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한 지엽 한 사고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제조업 회사의 경영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 생각으로는,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기에 신입사원들에게 필자가 만약 사수로서 이야기를 해 주게 된다면, 위에 이야기한 저 부분에 대해서는 가장 먼저 코멘트를 해 주고 싶은 부분이다. 즉, 모든 직원들은 '돈을 벌기 위해' 개개인마다 최선을 다해 회사 내에서 맡은 바 역할을 해 내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위에 적어 둔 '돈을 벌기 위해'라는 말은 정말 마법과도 같은 말이다.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맡은 바 업무를 잘해야 한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본인이 자바 개발을 하던, 웹개발을 하던, 쿼리 분석가가 되던, 시스템 엔지니어가 되던 본인이 맡은 업무는 구멍 없이 잘해야 한다. 그뿐일까? 주변 동료들 그리고 고객사와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 심지어 협력사와도 관계를 잘 유지해야만 한다. 

 이유는 심플하다. '돈을 벌기 위함'이다. 본인이 맡은 업무야 당연히 잘해야 고객사에서도 당신의 몸값을 기꺼이 Pay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프로들은 혼자 일할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진행해야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 도움을 요청할 수도,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 봉착하면 본인이 맡은 업무를 달성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래선 회사입장에서 돈을 벌었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요새는 돈과 시간을 동치로 놓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시대인 것 같다. 필자가 보기에도 그러하다. 

오히려 시간이 돈보다 더 소중한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5분만 더 있었으면' 이때 5분을 돈으로 환산해 보면 돈 천만 원 정도는 가뿐히 넘는 느낌이랄까? 이러한 귀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필자는 업무 분석을 세밀히 하고, 수행 순서와 작업계획서 작성의 소중함도 교육을 시킬 것 같다. 

 보통의 프로들은 이 작업들을 무시하고 수행하는 편인데, 나중에 대형 사고가 나서 본인의 소중한 시간을 무수히 많은 타인들의 추궁에 갖다 바치지 않게 하려면, 이런 부분은 미리미리 습관을 들여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비록 디테일하게 '프로'로서의 마인드 셋 확립을 위해 많은 내용을 할애하진 못했지만, 필자는 위와 같이 신입사원에게 가르치고, 향후 직장인 혹은 사회인으로서 어디서든 통용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긴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을 할 것 같다.


 두 번째 마인드 셋에 대해서는, 실제 필자의 경험담과 동시에 현재 재직 중인 동료들의 사연들로도 함께 이야기를 해 줄 수가 있을 거 같다.


 회사에서 하는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코어 업무, 본인이 실제로 프로젝트 혹은 부서 내에서 맡은 실제 행동하여 결과물을 가져와야 하는 업무가 있다. 또 하나는 수명업무, 쉽게 이야기하면 '잡무'다. 나 또한 그렇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잡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지극히 당연하다. '투자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 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력은 노력대로 하는데, 이것이 평가에서 인정되지 않기에 맡아봤자 본인만 고생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인데 타당한 생각이라고 간주된다.


 '누군가' 해야 된다면 내가 하는 것도 괜찮다는 마인드 셋을 가르칠 생각이다.

이 업무를 내가 수행함으로써, 많은 동료들이 그 시간을 양분 삼아 각자의 코어업무에 집중하여 성과물을 낼 때, 나는 회사에서 '밥값'을 할 수도 있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여기서 선의로 맡은 잡무로 인해 계속해서 그런 업무만 주어지고, 본인에게 코어업무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 이럴 땐 본인의 선배들에게 지속적으로 수명업무를 나눠 가져가 달라고 이야기를 하여 업무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실제로 필자가 수명업무만 거의 전담으로 약 1년간 맡으며 코어업무까지 수행했던 적이 있으나, 필자가 앞서 생각한 그런 낭만적인 결과물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수명업무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Save 된 시간에도 업무에 전력을 다하진 않는 모습을 보여 나는 더욱더 강력히 수명업무를 각자 나눠서 할 것을 이야기하여 관철시켰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명업무를 통해 나는 매니저에게 나의 업무 능력을 '직접' 어필할 수가 있었으며, 과제 돌아가는 현황이나 기타 주요 정보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본인이 팀을 위해 시간을 낼 용기만 있다면 비록 코어업무가 아니라 할지라도 노는 것보단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아울러, 고객사로부터 넘어오는 수명업무도 분명 존재한다. 즉, 이력서에는 개발관련된 업무가 아니라 내용을 적을 순 없는 일들 말이다. 나는 사원 2년 차 때 이런 업무를 수행했었는데, 수많은 고객사 부서 내 담당자들에게 스토어 반영 가이드를 뿌리고, 해당 app들이 스토어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설치 가이드를 맡았던 적이 있다. 선배들부터, 동료들 모두 나보고 '불쌍하다'라고 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력서에 넣을 수도 없는 '잡무'를 맡아 식사 중에도 전화받아야 하고, 새벽에도 전화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 이런 설치 가이드를 하며 얻은 소프트 스킬은 지금의 내가 회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고객사 담당자들과 직접 유선으로 통화하며 그들을 대응하는 스킬을 익힐 수 있었고, 마찬가지로 이메일로 나만의 생각을 잘 정리하여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훈련을 정말 원 없이 해본 것 같다. 게다가 '업무를 잘한다'라는 평판을 얻기 쉽지 않다고 필자는 생각하나, 고객사와 동료들 모두 그러한 평가를 나에게 보내온 것 같았다.


 나는 신기하게도 그 당시 개발 등, 코어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사로부터도 계속해서 프로젝트에 남아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개발도 '일'이지만, 전화나 이메일 대응도 같은 '일'의 범주에 포함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기회는 많을 것이다. 나는 후배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며, 당장 본인이 하고픈 코어업무에 Join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팀 동료들을 도우며 기회를 엿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거 같다.


 갓 들어온 신입 사원에게 지금 당장의 OutPut을 기대하는 건 분명 무리가 있으나, 이들은 향후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들을 수행해 나갈 인재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가치가 있다면 필히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그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후배에 대한 멘토링의 가장 큰 키워드는 '진정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단 신입사원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멘토링을 담당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도움을 청하거나, 도움을 주고 싶은 후배에게 '라떼는'이 아닌 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본인의 경험 콘텐츠를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 그것 또한 앞서 이야기한 '프로'의 자질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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